6살 남자아이가 '어린이 보호차량'으로 등록되지 않은 학원통학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통학차량의 안전기준 강화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18일 오후 3시 15분쯤 대구 수성구 만촌동 한 주택가에서 A(6) 군이 자신이 다니는 태권도장의 스타렉스 승합차(12인승)에 치여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차에서 내린 A군은 근처 태권도장에 가기 위해 차량 앞으로 지나갔고 태권도장 관장인 운전자 B(32) 씨가 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차량을 출발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량 밑에 깔려 머리를 크게 다친 A군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숨졌다.
경찰 조사결과 B씨는 A군을 하차한 뒤 또 다른 원생을 태우러 가기 위해 우회전을 하고 있었고 길 한가운데까지 나온 키 70~80㎝가량의 A군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태권도장 승합차는 '어린이 보호차량'으로 동록되지 않았고, 아이들이 차량에 타고 내릴 때 통솔할 수 있는 보조교사도 없는 상태였다. 현재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통학버스의 등록과 신고는 의무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차량을 황색으로 바꾸지 않고 태권도장을 나타내는 문구만이 차량 외부에 새겨져 있을 뿐이었다. 경광등과 어린이용 보조발판, 안전바 등 안전장치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정부는 올해 5월 통학차량 신고 의무화 등 안전기준을 강화하는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정작 관련 법률인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돼 있다.
대구 수성경찰서 교통조사계 관계자는 "어린이 보호차량 등록 의무화가 미뤄지면서 안전 사각지대 놓여 있는 통학차량이 버젓이 운행되고 있다"며 "하루빨리 안전기준이 강화돼야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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