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황에… 감성호소 '모성 마케팅' 활발

기업들이 엄마의 심정을 담아 감성을 자극하거나 제품의 품질을 보장하는
기업들이 엄마의 심정을 담아 감성을 자극하거나 제품의 품질을 보장하는 '엄마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각사 제공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녹이기 위한 '엄마 마케팅'이 활발하다. 최근 식품업계를 중심으로 엄마나 가족 등 감성에 호소하는 콘셉트의 제품과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식품안전은 엄마가 보장한다

먹거리는 안전과 질이 중요한 만큼 엄마 마케팅으로 이를 강조하는 식품업체들이 많다. 청정원은 홍초 음료 '홍초밸런스워터'를 출시하면서 '엄마가 보고 있다'는 캐치프레이즈로 마케팅과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TV 광고에도 자식의 건강을 위해 먹거리 걱정을 하는 엄마의 마음을 담았다. 6월 초에는 '굿 밸런스'(Good Balance) 캠페인을 펼치며 엄마 분장을 한 홍보요원 50여 명이 거리 퍼레이드를 펼치기도 했다.

청정원은 "젊은 소비자층을 주 타깃으로 잡고 엄마가 권할 정도로 품질을 갖춘 음료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엄마가 보고 있다'는 콘셉트를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도 '엄마가 놀랐다'는 캠페인을 통해 고객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제품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패스트푸드는 몸에 좋지 않은 정크푸드라는 인식을 넘어서기 위해 엄마가 아이의 먹거리를 생각하는 마음을 캠페인에 담았다. 엄선된 식재료와 엄격한 품질 관리 시스템을 요구하는 엄마의 마음을 동영상으로 제작했는데 해당 영상은 유튜브에서 한 달 만에 조회 수가 30만 건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엄마가 놀랐다 레시피'를 유명 요리 블로그를 통해 소개하면서 재료의 신선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패스트푸드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엄마의 이미지를 빌려 이런 이미지를 불식시키려 했다"고 설명했다.

◆힘들 때는 엄마가 생각난다

엄마를 통해 감성을 자극하는 기법도 동원되고 있다. 동원F&B는 동원참치 광고 '내 마음 참치에 담아-엄마가 바쁘다' 편에서 워킹맘과 아이들을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회사일로 늦게 퇴근을 하는 엄마가 어지러워진 부엌을 보며 아이들에게 화를 내다가 어린 남매가 엄마를 위해 참치김밥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미안해하는 마음을 담은 광고다.

감성적인 이 광고는 워킹맘들은 물론 많은 소비자들에게 공감을 사고 있다. 이동통신사인 LG유플러스의 광고 '위대한 당신' 편도 엄마의 마음을 담았다. 장애를 가진 아이 곁을 한시도 떠날 수 없는 엄마의 이야기를 담은 이 광고는 거동이 불편한 아이 곁에서 엄마가 세상과 통하는 매개는 휴대전화뿐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광고 속 엄마에게 휴대전화는 단순한 통신수단 이상으로 담아지면서 소비자들의 감성을 이끌어낸다.

한화생명은 지난 4월 '맘 To 맘 어린이보험'을 출시하며 선보인 소비자가 직접 참여해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방식의 인터렉티브 무비에 엄마를 등장시켰다. '맘 투 맘' 무비는 소비자가 엄마가 되어 아이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식으로 광고가 진행된다.

소비자는 마우스를 클릭해 아픈 아이에게 물수건을 놓아주며 엄마의 감성을 고스란히 전달받는다. 이런 모성애 캠페인으로 해당 상품은 출시 두 달 만에 약 2만5천 건이 판매되고 인터렉티브 무비 역시 일주일 만에 체험 수가 10만 건을 돌파했다.

◆엄마, 힘내세요

엄마의 이미지를 투영하는 마케팅도 등장했다. 롯데제과 마가렛트는 '엄마! 어디가'라는 제목으로 엄마와 자녀가 함께 떠나는 교감여행 이벤트를 진행했다. 롯데제과 블로그를 통해 당첨된 20팀을 대상으로 1박 2일 동안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여행상품을 제공했다. 여행 중에는 마가렛트를 직접 만들어 보는 쿠킹 클래스를 통해 아이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롯데제과는 "프로그램 참가자 중 상당수가 직장 때문에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부족한 워킹맘이었는데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좋았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CJ그룹은 엄마들에게 다시 일할 기회를 만들고 있다. 경력 단절 여성 재취업 지원을 위해 마련된 'CJ 리턴십(직장 복귀) 프로그램'은 총 150명의 엄마를 선발해 CJ제일제당과 푸드빌 등 11개 주요 계열사에 배치할 계획이다. 해당 프로그램의 채용 설명회 자리에만 1천여 명이 몰릴 만큼 엄마들의 열렬한 관심을 받고 있다.

마케팅업계 관계자는 "엄마마케팅은 신뢰가 중요한 식품'금융업계에 자주 등장한다"며 "특히 불경기에는 감성에 호소하는 엄마 마케팅이 많은데 실제로 금융위기였던 지난 2011년에도 최근과 비슷한 마케팅 트렌드가 등장했었다"고 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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