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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오페라 바그너 '탄호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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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초연…오페라축제 마지막 메인 작품

바그너 오페라의 대표작인
바그너 오페라의 대표작인 '탄호이저'가 다음달 1, 3일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참가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바그너 오페라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3년 바그너 탄생 200주년을 화려하게 마무리할 '진짜' 바그너 오페라가 온다. 지난해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으로 전국의 '바그네리안'(바그너 애호가)들을 한자리에 모았던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이 '탄호이저'로 다시 한 번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무대를 찾는다.

바그너 오페라의 공통 주제인 '여인의 희생을 통한 구원' 아래 사랑의 이중성이라고 할 수 있는 행복과 슬픔,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사랑 사이의 갈등을 묘사한 오페라 '탄호이저'는 올해 축제 개막작이었던 '운명의 힘'과 함께 축제 조직위원회가 대구 초연으로 준비한 작품이다. 바그너 스스로가 '낭만적 오페라'라는 부제를 붙인 '탄호이저'는 이전 작에 비해 무한선율이나 유도동기 등 바그너의 색깔을 좀 더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저녁별의 노래' '엘리자베트의 기도' '서곡'(광고에 자주 등장했던 곡) 등 유명한 음악들을 감상할 수 있어 '바그너 입문 오페라'로도 여겨지고 있다.

13세기 초 독일 튀링엔 지방 바르트부르크 성의 기사 탄호이저(하인리히)는 영주의 조카딸 엘리자베트와 순수한 사랑을 나누고 있었지만, 관능적인 사랑의 여신 베누스(비너스)가 사는 동굴에 찾아간 뒤로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그 세계의 쾌락에 젖어 있다. 그가 이교 여신과 함께 쾌락의 세계에 있었던 것이 밝혀지자 분노한 기사들은 칼을 빼들지만, 엘리자베트가 목숨을 걸고 막아서서 그들을 설득해 참회의 기회를 주게 된다. 영주는 탄호이저에게 로마 순례를 명한다. 하지만 로마까지 가서 교황에게서도 구원을 얻지 못해 절망한 탄호이저는 돌아와 엘리자베트의 죽음을 알게 되면서, 그녀에게 용서를 빌며 그 자리에 쓰러져 숨을 거둔다. 그리고 그때 고목 지팡이에 파란 싹이 돋아나고, 순례자들은 탄호이저가 구원받았다고 합창한다는 줄거리다.

이번 오페라 '탄호이저'는 현지에서도 바그너 오페라를 주로 공연하기로 유명한 독일 칼스루에 국립극장이 준비했다. 특히 지난 시즌 당시 극찬 받았던 칼스루에의 프로덕션을 그대로 옮겨왔다. 연출가 아론 슈틸은 반대의 가치를 대표하는 캐릭터인 엘리자베트와 베누스를 한 사람의 성악가가 연기하게끔 만들어, 사랑의 이중적인 가치를 더욱 극명하게 드러내는 연출로 화제가 된 바 있다. 독일 현지에서 발레 장면이 삽입된 공연이 '파리 판'이었다면, 대구에서 선보일 공연은 '드레스덴 판'으로, 바그너의 작곡 의도에 조금 더 가까운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또 한 가지 놓칠 수 없는 포인트는 유럽 관객들을 사로잡은 뛰어난 무대미술이다.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니벨룽의 반지'를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디자이너 로잘리(Rosalie)가 무대와 의상을 담당했다. 조명에 따라 극적으로 변하는 무대와 상징적인 디자인의 구조물 등 다양한 시각요소도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독일 현지 성악가들로 구성된 출연진 가운데 눈에 띄는 인물은 바리톤 정승기다. 독일 칼스루에 국립극장의 단원 자격으로 축제를 방문하는 그가 맡은 역할은 탄호이저의 친구이자 엘리자베트를 짝사랑하는 '볼프람'으로, 유럽 성악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한국 성악의 힘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다음달 1일과 3일 공연되는 축제의 마지막 메인 작품인 '탄호이저', 4일 오후 7시 30분에 진행될 '더 베르디(THE VERDI)와 오페라대상 시상식'을 끝으로 올해 제11회 대구국제오페라 축제는 32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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