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선거가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대구시장 후보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뚜렷하게 부각되는 후보도 없고, 출마 의사를 공식화하는 후보도 없이 서로 눈치만 보는 물밑 아래 신경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현재 거론되는 차기 대구시장 후보군은 모두 10여 명에 이른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에서는 "현재까지 3선 도전에 나서는 김범일 시장에 맞설 만한 뚜렷한 대항마가 없고 출마를 공식화한 인물이 없다보니 자천타천 후보군이 늘고 있고 있다"며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타 광역시장 선거와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자천타천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시장 후보군은 전'현직 국회의원과 구청장, 고위 관료들이다. 이 같은 기류라면 시간이 흐를수록 후보군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전'현직 국회의원으로는 3선의 서상기 의원과 재선의 조원진 의원, 주성영 전 의원 등이 있다. 구청장 중에는 이재만 동구청장과 이진훈 수성구청장, 윤순영 중구청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최근 들어 배영식'권영진 전 의원,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 박상희 중소기업진흥회장 등 '서울 TK'까지 후보군이 넓어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후보는 아무도 없다. 서로 눈치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친박 우산 아래 있는 전'현직 의원들은 청와대 낙점을 기다리며 눈치를 보고 있고, 구청장들은 안 되면 현직에 눌러앉는 '보험성 출마' 의사를 보이고 있다.
기존 출마 예상자들이 눈치 보기에 급급하자 지역에 별다른 기반이 없는 서울 TK들까지 대구시장 선거에 기웃거리는 양상이다. 이들 후보군들은 "대구시장은 원한다고 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니고, 아직은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다"며 "때가 되면 출마 의사를 밝힐 것"이라는 비슷한 입장이다.
하지만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등 다른 광역단체장 선거에는 새누리당 내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구시장 후보들이 '너무 몸을 사린다'는 지적이 많다.
경상북도지사 선거 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권오을 전 의원은 "대구시장 후보도 공개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눈치만 보고 있으면 지역의 미래는 어렵다"고 지적할 정도다.
이처럼 '욕심만 있고 용기는 없는' 후보자들의 행태에 비난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선거 과정을 거치면서 지역의 비전과 미래를 설계해야 하지만 현재 후보군들은 정작 시민들은 안중에 없고 '위쪽'만 쳐다보기 때문이다.
이는 십수 년 동안 낙하산 공천 형태로 대구시장 후보를 확정하는 과정에서 지역 정치권이 역동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후보만 되면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이 되는 대구에서는 정책과 비전보다 특정 고교, 특정 인맥 중심으로 공천이 진행된 탓이다. 지역의 한 정치권 인사는 "시민들과 소통하려는 의지보다 윗선 눈치만 보는 대구시장 후보군들이 과연 대구의 미래를 설계할 능력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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