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느리게 읽기] 위로가 필요한 당신께…'가난한 성자'의 힐링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지음/ RHK 펴냄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과는 스타일이 달라도 너무 다른 새 교황 프란치스코가 세간에 많이 회자되고 있다. 노숙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등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하는 행보는 '가난한 자의 성자'라는 닉네임까지 덧붙여주고 있다. 실제로 그렇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살아온 길이 그랬고, 전 세계 가톨릭계의 수장인 교황의 자리에 오른 지금도 음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발걸음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인기 절정의 종교 지도자인 새 교황은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대학에서 화학을 공부했지만 일찍이 품었던 종교적 소명에 따라 1958년 예수회에 입문해 1969년에 사제서품을 받았다. 이후 예수회 아르헨티나 관구장(1973∼1979년)을 지냈으며, 산미겔 철학 신학대학 학장 겸 산미겔 교구 파트리아르카 산호세 본당 주임 사제(1980∼1986년)로 활동했다.

이후 새 교황은 가톨릭 조직 내에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 보좌주교(1992년)와 주교(1997년)를 거쳐 대교구장이 되었다. 2001년에는 추기경에 서임 되었고, 아르헨티나 주교회의 의장(2005∼2011년)을 지냈다. 교황에 오른 것은 갑작스러웠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사임한 후 소집된 추기경단의 콘클라베에서 5번의 투표 끝에 2013년 3월 13일, 제266대 로마 가톨릭 교회의 교황으로 선출됐다. 시리아 출신 교황인 그레고리오 3세 이후 1천282년 만에 탄생한 비 유럽권 출신 교황이자 가톨릭교회 역사상 최초의 미주 출신, 최초의 예수회 출신 교황이 된 것이다.

공식 교황 명 '프란치스코'는 교황 명으로는 이제까지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이름으로, 청빈'겸손'소박의 대명사인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따르겠다는 교황의 의지 표명이다.

수녀인 이해인 시인은 "교황 프란치스코의 삶과 생각을 인터뷰 형식에 담은 이 책은 우리 모두가 꼭 한 번 읽으면 좋을 '위로의 지혜서'이며, '사랑의 잠언서'"라고 소개했다. 신부인 차동엽 미래사목연구소장은 "이 책은 교황 프란치스코가 교황 선출 이전에 추기경 서임을 즈음하여 2명의 신문기자와 나눈, 깊이 있는 대담 집"이라며 "자상한 아버지처럼, 때로는 진리를 논하는 현자처럼, 때로는 사랑으로 행동하는 실천가"라고 추천했다.

2명의 신문기자는 아르헨티나의 유력 일간지 '클라린'의 종교 전문기자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뉴스통신사인 '안사'의 기자이다. 326쪽, 1만4천원.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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