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유치와 함께 대구경북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강소기업을 자체적으로 만들어내는 데 지역의 역량을 모아야 합니다. 현재 두각을 보이고 있는 자동부품 분야에 대한 금융지원이 절실합니다. 이들 기업이 자금 걱정 없이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분출자 형식 등의 금융 서비스가 제공돼야 합니다. DGB금융지주가 보다 다양한 금융서비스(벤처캐피탈 등)를 제공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것이 시급합니다."
임승원(52)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장보(상무)의 고향 사랑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어떻게 하면 대구경북이 먹고살 수 있겠느냐"는 기자의 갑작스러운 하소연에 마치 미리 내용을 준비한 사람처럼 처방을 내놓는다.
임 상무는 지난 1989년 재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증권 분야를 담당해 온 금융전문가다. 그래서 고향발전을 위해 할 말도 많았던 것이다. 아울러 임 상무는 궁극적으로 지역이 발전할 수 있는 동력은 지역대학으로부터 나온다며 지역대학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특히 임 상무는 정부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지방인재 의무채용제도를 지렛대로 지역대학들이 다시 예전의 명성을 회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시하기도 했다.
재무부, 코스닥시장 기획팀, 증권선물거래소, 한국거래소에서 역량을 발휘해 온 임 상무가 가장 보람을 느낀 일은 지난 1999년 코스닥 시장 도입을 기획하고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은 것이다. 그는 "한국 벤처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임 상무는 주가조작 등 주식시장을 교란시키는 범죄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경제민주화의 기본의 되는 '시장질서 회복'을 위해 밤낮없이 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반칙이 주식시장에 발붙일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성실히 노력하는 기업들이 실물시장에서는 물론 주식시장에서도 대접받는 풍토를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학창 시절부터 이어져 온 임 상무의 별명은 '잡초'다. 어디에 있어도 자기 몫을 하며 뿌리를 내릴 사람이라는 평가가 담겨 있다. 임 상무는 이 별명을 좋아한다. 자신에 대한 친구들의 애정과 신뢰를 느낄 수 있어서란다.
경북 문경시 삼북면 전두리에서 태어난 임 상무는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고향에서 학교를 다닌 뒤 대구 신암초, 중앙중, 능인고, 경북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임 상무는 지금도 어머니가 살고 계신 고향을 한 달에 두 번 정도 방문한다.
임 상무는 "예전에는 고향이 담배농사를 많이 짓던 곳이었는데 요즘에는 사과나무가 무성하다"며 "풍경은 변했지만 고향에서 느끼는 푸근함은 여전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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