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느리게 읽기] 김수환 추기경이 세상에 띄운 사랑의 메시지들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 엄광용 엮음/ 북오션 펴냄

고 김수환 추기경이 우리 곁을 떠난 지도 5년이 됐다. 그는 1922년 대구의 한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나 1951년 사제 서품을 받았고, 1969년 한국 최초의 추기경으로 서임돼 한국 사회의 정신적 지도자로 살다 2009년 2월 향년 87세로 선종했다.

이 책은 선종 5주년을 맞아 고 김수환 추기경이 생전에 미사, 강연, 메모 등을 통해 남긴 사랑의 메시지를 모아 정리했다. 엮은이는 소설가이자 동화작가인 엄광용 씨다. 그는 "지금 온 세상을 둘러싼 끊임없는 갈등, 반목, 슬픔, 아픔은 모두 사랑의 부재에서 오는 것"이라며 "고 김수환 추기경이 생전에 우리에게 남긴 사랑의 메시지가 불현듯 그립고 크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유독 사랑에 대해 울림과 스밈이 있는 말을 많이 남겼다. 그는 노년에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 데 70년이 걸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사랑이 여태껏 모자랐다고 부끄러워했다.

또 "하느님을 향한 사랑과 이웃을 향한 사랑, 이 두 사랑은 하나의 사랑이다. 인생의 길은 바로 이 사랑이다. 우리가 끝까지 지켜야 할 가치"라고 했고, "사랑은 결코 감정에만 달린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의지에서 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가 의지로 누구를 사랑하려고 할 때, 그 사랑을 위해 어떤 어려움과 시련도 이겨내겠다는 뜻을 굳게 세우고 사랑할 때 그것이 참 사랑이다"고도 말했다.

여느 로맨티스트보다 멋있게 "사랑은 약해 보이지만, 모든 것을 견뎌내고, 가실 줄을 모르고, 죽음보다 더 강한 것"이라고 했고, 선종을 앞두고는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고 했을 정도다. 그래서 책의 부제는 '사랑을 사랑하다 사랑 그 자체가 된'이라고 붙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에는 삶을 사는 방법은 물론 희망과 용기와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의지가 모두 녹아 있다. 책을 엮은 엄광용 씨는 "사랑은 고 김수환 추기경이 일생에 걸쳐 추구한 '목숨보다 소중한 가치'이자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놓을 수 없었던 화두였다"며 "또 그가 세상에 남겨진 사람들에게 남긴 숙제이기도 하다"고 평했다. 248쪽, 1만3천500원.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지지율 열세를 겪고 있는 국민의힘에서 내부 분열이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대장동 사건 국정조사 요구 속에 당의 단합이 요...
정부는 원·달러 환율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단과 650억달러 규모의 외환 스와프 거래를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기금운...
과잉 진료 논란이 이어져온 도수치료가 내년부터 관리급여로 지정되어 건강보험 체계에 편입될 예정이며, 이에 대해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다. 50대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