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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족 이야기] 이종사촌 형의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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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형제자매는 모두 일곱, 유달리 외가댁과 친하게 지내다 보니 이종사촌 간 서로 친형제처럼 지낸다. 이모, 외삼촌 슬하에 두세 명씩의 이종사촌이 있는데 다행히 나이 같은 사촌은 없고 한 살씩 차이를 두고 있다. 그래서 해마다 입학과 졸업이 이어져 이종사촌 간에도 서로 졸업을 축하해 주려고 형과 동생의 학교를 방문하기도 한다.

동생들의 초'중등 졸업식에만 가다가 이번에는 형의 졸업식에 참석하게 되었다. 2년 후 나의 모습을 일찍 실감하는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졸업생 모두 대학 진학을 앞두거나 아니면 재수를 생각하거나 마음속에 하나씩 희망을 품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가 하면 걱정스런 면도 있는 것 같다. 이 학교를 떠나는 순간 사회인이 되어 스스로 헤쳐나가야 하는 책임감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나도 형처럼 당당히 대학 진학을 앞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졸업식에 참석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형 곁에 바짝 다가서는데 형보다 내 어깨가 더 올라와 있는 걸 보더니, "주야, 인생은 산 넘어 산이다.""그게 무슨 말이고?" "고등학교 3년 동안 오로지 대학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기 위한 투쟁이었는데, 이제는 키를 키워야겠다. 동생보다 키 작은 형이란 소리는 안 들어야지." 졸업식에 와준 내가 은근히 고마운지 괜히 키 타령하면서 내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졸업식에는 원래 자장면을 먹는 날이라며 중국 음식으로 점심을 먹으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임을 명확하게 보여준 형의 등 뒤로 먼 산이 보인다. 저 산 너머 또 산이 있겠지!

양기주(대구 달서구 용산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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