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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야기] 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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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완연하다. 온천지가 꽃 세상이다. 새봄을 맞아 승진이나 인사이동, 개업 같은 축하할 일이 많다. 이런 일에 보통 꽃이나 화분으로 선물이나 축하 인사를 한다.

필자는 가끔 '선물의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난을 선물하기 위해 농장을 찾는 사람들은 난이 건강한지, 좋은 품종인지, 어떤 향이 나는지, 신토불이인지 외국산 품종인지에 대해 관심이 없다. 또 난을 받는 장소가 햇볕이 없는 지하인지, 아니면 너무 밝은 곳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전혀 아는 것이 없다. 관심은 오직 가격 대비 크기와 포장의 화려함이다. 손목시계보다 덩치 큰 벽시계를 선호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선물하려면 적어도 직접 난 판매점을 찾아 건강한 난을 고르는 정도의 자세는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난을 선물할 때 어떤 난을 골라야 더 잘 자라고 꽃도 피고 건강하게 자랄까? 우선 난을 선물하려는 사람들의 마음 자세가 변해야 한다. 그리고 뿌리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잎에 반점이나 감염된 부분이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 꽃이 피어 있는 난을 고른다면 그 품종이 정상적인 화아분화에 의한 추대나 개화인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 만약 꽃송이가 정상적인 화간(花間)이 아니고 뭉쳐 있다면 약품(호르몬제제)에 의한 추대이다. 이런 추대는 아름답고 수려한 꽃을 기대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차라리 꽃이 없는 난을 고르는 것이 낫다. 그리고 꽃봉오리나 꽃대의 수가 너무 많으면 영양 상태가 나쁠 수 있으므로 주의해서 골라야 한다.

난을 받는 사람도 기왕이면 건강한 난으로 보내달라고 하면 어떨까. 대만계 심비디움보다는 신토불이 국산 토종 춘란을 권하고 싶다. 한국 춘란은 잘 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병충해에도 몇 배나 더 강하다.

요즘은 모양만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보이는 난 화분이 많다. 난을 선물하려는 건지 난 화분을 선물하려는 건지 헛갈릴 정도다. 난 화분의 가격이 난 가격보다 훨씬 더 나가는 주객전도(主客顚倒)가 된 것 같아 씁쓰레하다.

이대건(난초 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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