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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침략의 역사를 역사책서 지우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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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독도를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는 일본의 초등 교과서에서 일본의 한국 식민지배 내용 역시 아베 정권의 입맛에 맞춰 대폭 수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고 과거사를 왜곡하려는 시도가 초등학교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거짓 역사를 가르치고 그것으로 모자라 침략의 역사는 아예 가르치지 않겠다는 의도다.

이달 초 일본 문부과학성 검정을 통과한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일본의 조선 강제 병합과 식민지화로 인한 피해 등 일제 강점에 대한 부정적 내용이 대폭 삭제됐다.

교육출판의 교과서는 '일본 국민을 만들기 위해 일본어와 일본역사를 교육했다' '민족자긍심을 빼앗는 일본의 지배' '조선인들이 독립선언문을 발표하고 강한 독립의지를 보여줬다'는 등의 기술을 모두 없앴다. 조선 강제 병합을 강하게 비판했던 시인 이시카와 다쿠보쿠에 대한 글과 시도 교과서에서 빼버렸다. 광촌도서에서 나온 사회과 교과서는 조선 병합 과정에 대한 서술에서 '한국인들의 반대를 강제로 억눌렀다'는 내용을 빼고 '조선을 식민지로 삼았다'는 내용만 남겼다. 니혼분쿄출판의 교과서에선 해방이 됐을 때 조선과 대만, 중국 등에서 기뻐했다는 내용과 사진이 실려 있었지만 이 역시 사라졌다.

일본 출판사들의 교과서 수정엔 침략의 과거사를 부정하려는 아베 정권의 성향이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본다. 일본은 민간 출판사에서 만든 교과서에 대해 문부과학성이 교과서로서 적절한지를 검정한 후 통과된 책을 교과서로 사용토록 하고 있다. 출판사들이 교과서 검정 통과를 위해 정권의 요구를 무시하기 어렵다. 이들 교과서는 오는 6월 일반에 공개돼 4년 동안 일본 초등학생들의 교재로 사용된다. 앞으로 적어도 4년간 일본 초등학생들이 그릇된 역사를 배우거나, 제대로 역사를 배우지 못하는 것이다.

일본이 그들의 침략 역사를 역사책에서 지우려 드는 것은 큰 잘못이다. 한'중'일 삼국은 일본의 침략으로 인한 아픈 과거사를 공유하고 있다. 일본이 자라나는 세대에 그들의 침략에서 비롯된 역사를 가르치지 않는다면 한'중'일 미래세대에 또 치료하기 어려운 갈등을 남겨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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