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엔터테이너' 이승기(27)가 돌아왔다. 드라마 '구가의 서' 이후 새 작품인 SBS 수목극 '너희들은 포위됐다'로 7일부터 시청자들을 찾고 있다. 압도적인 외모의 신입 경찰 4인방(이승기, 고아라, 안재현, 박정민)과 이들을 도맡게 된 '레전드' 수사관(차승원)의 좌충우돌 청춘 로맨스 수사물이다.
중앙경찰학교를 차석으로 졸업한 IQ 150대의 '포토그래픽 메모리'를 지닌 남자, 무뚝뚝하고 제멋대로이며 말수도 적지만 한번 욱하면 이른바 '똘기'가 충만해지는 다혈질인 강남경찰서 강력 3팀 신입 형사 은대구, 이승기가 이번에 맡은 캐릭터다.
극 중 독설과 막말을 가리지 않는 인물로 나오는 이승기는 "그동안 내가 맡았던 캐릭터와는 다른 면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은대구 캐릭터에 굉장한 힘이 느껴졌다"며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무척이나 만족한 듯하다. 연출자 유인식 PD도 앞서 "이승기는 지금까지 '엄친아' 이미지와 반듯한 모습이 강했었는데 이번에는 '상남자' 같은 날카로운 연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신입 4인방은 형사가 아닌 공무원을 목적으로 서울로 상경한 이도 있고, 단지 수당이 많을 것 같다는 이유로 강남서 형사과에 지원한 이도 있는 등 그다지 형사와는 어울리지 않고 뜻도 없는 인물들 같아 보인다. 은대구도 사명감이나 정의감은 없다. 아픈 가족사를 가진 그는 엄마를 죽인 살해범을 잡기 위해 경찰이 됐을 뿐이다.
"은대구의 아픔들을 눈빛이나 표정으로 표현해야 해 현장에서 많이 신경을 쓰고 있어요. 어느 때보다도 대본을 열심히 읽고 있죠.(웃음) 대본의 빈 곳을 어떤 감정들로 채워 연기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거든요. 차라리 대사가 있으면 표현하기 쉬운데, 눈으로 표현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 감정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답니다."
이승기는 또 "은대구라는 캐릭터는 대사의 양이 없을 때는 정말 없고, 많을 때는 또 빠르고 어마어마하게 쏟아낸다"고 나름의 고충도 토로했다. 포토그래픽 메모리라는 독특한 매력이 있고, 본인 자체도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치밀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은대구를 포함해 경찰 4인방의 훈육관인 서판석을 연기하고 있는 차승원과 호흡을 맞추는 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차승원의 히트작 '최고의 사랑'에 이승기가 카메오로 출연한 바 있고, 두 사람은 이후 한 냉장고 광고에서도 함께 나온 적이 있다.
"이 드라마 대본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차승원 선배를 떠올렸어요. 일반적인 형사팀장보다 멋지고 카리스마 있는 에너지를 뿜어내는 배우와 함께했으면 했는데, 운이 좋게도 차승원 선배가 합류해줬죠. 제가 드라마에 많이 참여한 건 아니지만, 6번 정도 하면서 여러 가지 것들이 중요하다는 걸 알아요. 그중에서도 누구와 현장에서 함께한다는 게 큰 기쁨이고 최우선순위인 것 같아요. 차승원 선배는 유머러스하고, 현장에서도 저와 호흡이 잘 맞죠. 치밀하게 준비해 오시는데 많이 배우고 있어요."(웃음)
그는 "차승원 선배뿐 아니라 성지루 선배, 안재현'박정민 씨 등 남자 출연진과의 '케미스트리'가 정말 좋다. 오랜만에 멋진 남성들이 나오는 드라마 같다"며 "즐겁게 촬영해서 질 좋은 드라마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드라마는 은대구의 어린 시절, 엄마의 죽음에는 서판석이 관련돼 있다는 걸 알린다. 어린 시절의 악연이 성인이 되어서까지 이어지는 것. 과거 김지용으로 살다가 은대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두 사람의 관계를 흥미롭게 바라볼 수밖에 없게 만든다. 이승기는 "엄마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경찰에 들어온 캐릭터라 현장에서 좀 더 긴장하고 에너지가 사용되는 느낌"이라고 몰입했다.
이승기는 차승원과 안재현 등 모델 출신 배우들은 견제(?)했다. 그는 "이 드라마는 주인공의 비주얼이 좋아야 하기 때문에 관리를 해왔다"며 "차승원 선배나 안재현 씨 등 모델 두 분이 나오는데, 두 분뿐 아니라 드라마에 나오는 분들이 모두 파릇파릇하고 멋지다. 섹시한 분들도 많은데 나는 특히나 외모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웃었다.
극 중 등장한 상의를 탈의한 모습은 팬서비스 차원의 설정이다. 이승기는 "소량의 음식 섭취로 최대한의 칼로리를 뽑아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최근 방송됐던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누나'를 통해 또 다른 모습을 선보였던 이승기. 선배 연기자들 덕분에 "열정이 더 커졌다"고 털어놓았다. 윤여정'김자옥'김희애'이미연 등 여자 연기자 선배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났던 그는 "특히 윤여정 선배님을 존경하고 좋아하는데 이 예능 프로그램이 끝나고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연기를 향한 열정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며 "좋은 말씀도 해주고, 본인이 연기에 준비하는 자세를 알려주셨는데 '지금까지 내가 했던 게 미비했구나'라는 생각에 반성하게 됐다. 이제 현장에서 대본에 몰입하고, 집중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게 가장 변화된 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짚었다. 물론 "예능과 드라마는 어느 정도 다르므로 연기적인 부분에 영향을 준 건 사실 별로 없다"고 전제하면서 한 말이다.
이승기는 약간의 부담도 털어놓았다. 그는 "그동안 SBS 수목드라마가 시청자분들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며 "저희가 그 인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꼭 좋은 작품으로 보답해 드리겠다"고 했다. 특히 "내가 그동안 SBS에 출연했던 작품들이 반응이 좋았던 터라 이번에도 기분 좋게 촬영하고 있다. 마치 친정에 온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승기는 2009년 '찬란한 유산'과 2010년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주인공으로 출연해 큰 사랑을 받았다. 4년 만의 SBS 드라마 복귀다. 걸그룹 소녀시대 윤아와 사귀고 있는 현실 속 이승기는 이번 드라마에서 또 어떤 상상 속 이야기를 전할까. '너희들은 포위됐다'에는 로맨스도 녹아있기 때문에 고아라 등 여자 연기자들과의 사랑 이야기도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해볼 만하다. 혹시 현실 속 이승기의 연애 스타일이 드러날지 모를 일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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