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을 논의하기 위해 1일 세 번째 만남을 가진 유족과 새누리당은 빈손으로 퇴장했다. 다음 면담 일정도 잡지 않을 정도로 감정의 골만 깊어졌다. 추석 전 타결점을 찾아 진상 규명의 첫발을 내디딜 것이란 기대는 무너졌다.
새누리당에선 이완구 원내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나와 유족과 이야기를 나눴지만 설전 끝에 30분 만에 결렬됐다. 유족은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진상조사위에 수사'기소권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새누리당은 그럴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여당이 여당 몫 특검추천위원을 구성할 때 야당과 유족의 동의를 구하기로) 합의한 것이 부족함이 없다"고 했고,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수사'기소권을 조사위에 귀속시키는 것은 위헌적 수사기관을 창설하는 것과 같다. 도저히 국회에서 이런 법을 만들 수 없다고 수차 말했고, 새정치민주연합조차 주장하지 않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병권 가족대책위원장은 "1, 2차(면담)와 똑같이 우리를 설득하는 취지라면 지금 당장 일어나서 나가겠다"고 했고, 유경근 대책위 대변인은 "유가족들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부터 좀 바꿔야 한다. 새누리당은 얼마나 다급한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진상 규명을 제대로 할 방법만 있으면 된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같은 말이 되풀이되면서 유족은 서둘러 자리를 일어났다. 기자들과 만난 이 원내대표는 "오늘 우발적으로 그런(퇴장) 것이지 다른 것은 없다. 언제든 다시 만나겠다"고 밝혔다. 또 "내일이나 모레 상황을 봐서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를 만나겠다"고도 했다.
유족 측은 협상 결렬 직후 일부 기자들을 만나 광화문광장에 추석 상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는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새누리당의 전향적인 태도를 기대했으나 이런 기대는 실망으로 돌아왔다. 다시 논의를 하려면 새누리당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상현 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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