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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방문한 박용상 언론중재위원장

박용상(69) 언론중재위원장이 지난달 29일 대구를 방문했다. 지난 4월 취임 이후 첫 대구 방문이다. 올해로 창립 33년째인 언론중재위는 언론보도에 대한 분쟁이 발생할 경우 피해자나 언론사가 조정'중재 신청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접수된 언론분쟁 사건에 대해 정정이나 반론보도 또는 손해배상 등의 방법으로 서로 화해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박 위원장을 29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 위원장은 "매체 수가 늘고, 국민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언론분쟁 사건도 늘고 있다"며 "언론중재위는 언론을 압박하는 제도가 아니라 언론과 국민 모두를 보호하는 제도인 만큼 대구지역 언론사들의 지혜롭고 적극적인 활용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언론분쟁 사건은 최근 꾸준히 늘고 있다. 중재 대상 매체가 늘어나서다. 박 위원장은 "이전에는 연 수백 건에 머물던 피해구제 신청이 최근 들어 크게 늘어 매년 2천 건 이상의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 지역도 2012년까지는 매년 30건 안팎의 사건이 처리됐지만, 지난해 48건, 올해는 9월까지 62건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늘고 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자칫 언론중재위 절차가 언론을 압박한다거나, 막연히 제소만 부르는 '제소 만능주의'의 일환으로 비칠 수 있지만, 오해다. 오히려 언론을 보호하는 제도"라며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 본연의 임무 모두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언론분쟁 사건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재난보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보도가 경쟁적으로 이뤄지면서 사고 피해자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일이 발생한다"며 "언론사 스스로 취재 원칙을 준수하는 노력과 함께 이와 관련된 재교육 및 재난 전문기자 양성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언론사와 전문가, 시민 등이 함께 모여 논의하는 장을 계속 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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