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리커창 "남북관계 개선 지지"

박 대통령-中총리 회담

박근혜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오후 이탈리아 밀라노 국제회의장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오후 이탈리아 밀라노 국제회의장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10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참석차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오후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를 만나 제2차 고위급 접촉 등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중국 측의 지지 의사를 확보했다.

박 대통령은 아셈 정상회의가 열리는 밀라노 국제회의장에서 리 총리와 회담을 하고, 최근 남북 관계 현안과 북한 비핵화, 한반도 통일 기반 구축 등 전반적인 대북 정책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자신이 8'15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제안했던 민생, 환경, 문화의 작은 통로를 통한 통일론을 소개하면서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등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중국은 한반도 안정과 평화통일을 지지하며 이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남북접촉은 적극적인 의미를 갖고 있고, 남북 관계 개선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이 이날 회담에서 남북대화 진전과 관계 개선에 대한 중국 측의 공개적인 지지 의사를 확인한 것은 향후 무력 대결보다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박 대통령의 표현대로 북한이 대화와 도발 등 이중적 행태를 보여왔지만, 중국을 지렛대로 활용해 남북대화 국면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겠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이날 회담이 정부가 30일로 제안한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상품과 농수산물 개방 수준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지난 7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것처럼 연내 타결 방침을 재확인했다. 통신, 문화, 관광 등이 포함된 포괄적 수준에서 FTA를 체결하고, 창의적인 대안 모색과 유연성 발휘를 통해 FTA 타결을 이뤄나가자는 데 양 정상은 공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국어와 중국어로 리 총리에게 인사말을 건네면서 "세 번째 뵈니까 '오랜 친구'(老朋友'라오펑여우)처럼 느껴진다"며 친밀감을 표시했다. 이에 리 총리는 "대통령님이 중국 철학을 잘 알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의 철학자 노자가 '삼생만물'(三生萬物'셋은 만물을 낳는다)이라는 말을 했는데 우리는 이미 세 번 만났기 때문에 앞으로 한중 관계 발전에 더 많은 성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17일 아셈 정상외교 일정을 마무리한 뒤 전용기 편으로 로마로 이동해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한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월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2개월 만에 다시 만나 국제 평화와 화해를 위한 교황의 헌신적인 노력을 평가하고, 한반도 평화와 화해에 대한 교황의 관심과 기도를 다시 한 번 부탁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탈리아 대통령궁으로 이동해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과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총리 관저에서 마테오 렌치 총리를 만나 만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김병구 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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