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양상을 보여온 대구의 부동산 시장에 최근 들어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4분기에 접어들면서 지역 주택시장의 열기가 조금씩 숙지고 공급 과잉에 따른 미분양이 빠르게 증가하는 등 경착륙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최근 신규 분양 아파트의 계약률도 80%대로 떨어지는 등 향후 시장이 본격적으로 침체기에 접어들 경우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에 따른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은 그동안 지방 주택시장의 활황세에 힘입어 아파트 매매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등 전국에서 주택가격 상승을 선도한 지역으로 꼽힌다. 올해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8.7%나 상승한 대구는 6개 광역시 중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이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역세권 등 지역에 따라 2배 오른 곳도 속출해 단기 급등 양상을 보였다. 최근 3년간 6개 광역시의 주택 가격 누적 변동률에서도 대구 부동산 시장의 가격 오름세가 어느 수준인지를 알 수 있다. 이 기간 6개 광역시의 가격 변동률 평균이 7.8%였으나 대구는 무려 25.6%로 3배를 넘었다. 전국 평균은 3.0%였다.
하지만 올 하반기 들어 양상이 급변하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경계심과 신규 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공급 물량이 급격히 늘면서 가격 하락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7천480가구, 2015년 1만 408가구, 2016년에는 2만 279가구 등 3년간 모두 4만여 가구에 이를 전망이다. 극심한 침체기였던 2008년 대구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3만 3천 가구로 예년 평균의 2배에 달해 미분양 아파트 수가 2만 가구에 달했다. 이런 선례에서 볼 때 내년 이후 미분양 아파트가 쏟아질 경우 시장이 또다시 위축되고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수도권의 부동산 경기가 반등하고 지방에 몰렸던 투기 세력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면 시장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지역의 극심한 전세난 등 불가피한 측면도 분명히 있지만 실수요자들은 공급 시차 등을 충분히 감안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과도한 거품은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피해 입는 일이 없도록 실수요자들의 주의를 거듭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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