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호(대구 서구 국채보상로·경상북도 공무원)
지난 10월 해외 연수차 북유럽 4개국을 여행하던 중 특별히 나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일이 일어났다. 첫째 날인 10월 15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후 긴 비행 끝에 북유럽의 바다인 발트해(Baltic Sea) 상공을 날고 있을 때였다.
그야말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환상적인 풍경이 내 눈 아래 펼쳐졌다. 나는 숨이 멎을 것 같았고, 가슴을 졸이며 카메라 누름쇠를 눌렀다. 솜 같은 구름 속에 감춰진 미소 짓는 여인의 얼굴, 승천하는 거대한 용의 모습 그리고 알 수 없는 형상으로 수 놓인 바다!
어느 화가가 그렸을까? 아니다. 이는 분명히 신의 걸작이요, 신이 그린 수채화였다. 불과 2, 3분간의 드라마 같은 이 경이로운 풍경에 나는 넋을 잃고 감탄을 연발할 뿐이었다. 이것을 어찌 빛과 어둠이 빚어낸 바다의 단순한 자연현상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 이 알 수 없는 형상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설명할 것인지는 내게 남겨진 숙제 아닌 숙제인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신의 희망 메시지임에 틀림이 없었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지만 내게도 힘들고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평소에 신의 존재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특히 지난 4월 16일 우리 시대 또 하나의 비극이라 할 수 있는 세월호 사고는 우리 모두의 가슴을 울렸다. 그때 나는 "신이 있다면 이럴 수는 없을 거야. 우리를 이처럼 시험에 들게 하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다. 아직도 세월호의 상처가 남아 있고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나는 공직자로서 내가 직접 보고, 직접 찍은 몇 장의 사진을 통해 잠시나마 세월호의 트라우마를 지울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 매일신문 애독자와 국민 여러분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신은 존재합니다. 신은 나와 우리 모두에게 분명히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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