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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선린병원 이사장 '약품 리베이트' 등 녹취 파일 매일신문 단독 입수

납품사 "약 안살 바엔 4억5천 돌려달라"

포항선린병원을 사유화하려한 C이사장의 비위 의혹 중 상당 부분을 사실로 뒷받침해줄 녹취파일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녹취파일에는 불법적인 병원 자금 거래뿐만 아니라 그간 소문으로 떠돌던 약품 리베이트 내용도 담겨 있어 지역 의료계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이번 녹취파일이 병원에 공개된다면 25일 이사회를 통해 이사장으로 선임된 의결사항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안팎의 관심이 높다. 검찰 수사도 C이사장 개인 비위를 포함해 약품리베이트 실태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녹취파일은 C이사장과 다양한 이해 관계인들이 나눈 대화다. 파일에는 ▷뇌물로 상대방 약점 잡기 ▷보훈청에 허위 환자 보고 ▷약품 리베이트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약품 리베이트와 관련해 약품업자가 C이사장을 상대로 계약 내용을 강제하기 위한 '이행최고서'도 보내와 녹취파일에 담긴 약품 리베이트 내용의 신빙성을 더하고 이다.

이행최고서와 녹취파일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병원 비서실장 등 2명이 모 의약품 납품대표를 만나 '의약품 공급거래 약정에 따른 특기사항'이라는 이면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그 해 5월 1억원의 금액이 원만한 공급계약 체결을 대가로 C이사장 비서실장에게 건네졌다. 이후 C이사장과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납품을 전폭적으로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또다시 1억5천만원이 차용금 형식으로 몇 차례 건네졌다.

하지만 납품업체 대표가 병원 내부사정상 약품 납품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C이사장을 상대로 이행최고서를 보내며 지금까지 전해진 4억5천만원을 되돌려달라고 주장했다.

이행최고서에는 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 리베이트 관련 내용을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녹취파일에도 "○○약품을 살까? 한보따리 주라고 하겠다"는 등 약품 리베이트 수수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검찰도 C이사장의 약품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대한 단서를 잡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 제약회사 한 관계자는 "병원 측에 식사 값을 대신 결제해주기는 해도 직접 돈을 가져다주는 행위는 리베이트 쌍벌제 적용 이후 거의 사라졌다. 현금 리베이트가 선린병원에만 국한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대형병원에 약품을 납품하는 것이 큰 이권임에는 틀림없다"고 했다.

포항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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