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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나진~하산 프로젝트 활용해 남북 막힌 물류 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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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삼각물류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따라 러시아산 석탄 4만500t이 북한 나진항을 거쳐 포항항으로 들어와서 1일 하역됐다. 러시아산 유연탄은 하산에서 북한 나진항까지 54㎞는 철로로, 나진에서 포항까지는 중국 화물선에 실려 이동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고로에 들어갈 러시아산 코크스 원료가 삼각 협력에 의해 북한을 거쳐 남한으로 처음 들어온 것이다. 남'북과 러시아를 잇는 첫 경제 협력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의미는 작지 않다.

이번 육상'해상 복합 석탄수송은 석탄대금과 운송비를 더해 400만 달러짜리 시범 사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다음 단계 프로젝트로 넘어가는 시금석이다. 이를 잘 활용하면 포항항에서 실린 화물이 나진항을 거쳐 러시아를 지나 유럽까지 이어질 수 있고 역으로 유럽이나 러시아의 화물이 나진항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올 수 있다. 철로 수송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아직 불확실한 북극항로 개척보다 기대하는 효과는 크다.

길은 처음 뚫기가 어렵지 한 번 뚫리면 사람과 물자가 오가면서 자연스레 확대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러시아는 석탄 판매 수입을 얻었고 포스코는 원료를 얻었으며 북한은 항만 사용료 수익을 얻었다. 남'북'러가 서로 윈윈할 기회는 널려 있다. 정부는 이달 중순 러시아와의 한'러 정상회담을 통해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이 참여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극동'시베리아지역의 철도 연결사업과 천연가스 개발, 전력 사업 등이 주요 협력 대상이다.

물론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우려도 크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북한과의 협력사업에 러시아가 우리나라를 끌어들이려 할 뿐이라는 지적도 있고 북한이 언제 태도를 바꿀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남'북'러간 협력을 확대할 필요성은 크다. 경색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튼다는 실익도 적지 않다. 박근혜정부가 주창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핵심인 '부산~북한~러시아~중국~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와도 직결된다. 정부는 이번 기회를 잘 살려 동북아 경제 협력의 새 모델로 정착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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