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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가 합의통과시켰다고 모두 법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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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수정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이 위헌 소지를 없애는 쪽으로 수정이 시도되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행정입법에 대해 국회 상임위원회가 수정'변경을 '요구한다'는 표현을 '요청한다'로, 국회의 요청에 대해 정부가 '처리한다'를 '검토하여 처리한다'로 각각 수정하는 중재안을 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반대할 이유가 없다"(유승민 원내대표)는 입장이고, 정 의장의 중재안에 반대해왔던 새정치민주연합도 '검토해볼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야가 정 의장의 수정안을 받아들일 경우 국회법 개정안은 위헌 시비를 피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요청'이나 '검토, 처리'의 강제성 여부에 대한 해석을 놓고 또다시 분란이 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일단 행정입법에 대한 수정'변경의 강제성을 낮춘다는 해석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렇다면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 논란은 해소되는 셈이다. 이는 결국 국회법은 자구(字句)만 몇 개 바뀌었을 뿐 사실상 개정 이전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한편의 '허무개그'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여야가 정 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할 경우 돌고 돌아 제자리로 갈 것을 그렇게 졸속으로 통과시켰느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국회법 개정 이후 위헌 여부를 놓고 청와대와 야당은 물론 청와대와 여당도 정면충돌했다. 여야가 위헌 문제에 대해 넓게 의견을 구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판단한 결과다. 이전에도 같은 방향으로 국회법 개정이 시도됐으나 위헌 가능성 때문에 성사되지 못한 사실조차도 여야는 무시했다.

여기서 여야가 합의해 의사봉만 두드리면 무조건 법이 된다는 오만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가히 '입법 독재'라고 할 만하다. 국회의원의 입법 남발은 이런 오만함의 결과다. 19대 국회 들어 의원입법 발의 건수는 1만3천712건(5월 말 기준)으로 이미 18대 국회 전체 실적(1만2천220건)을 넘어섰다. 과잉'부실 입법이 양산되는 까닭이다. 국회법 개정안 파동은 의원입법 남발의 예정된 결과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제2, 제3의 국회법 개정안 파동을 막기 위해서라도 '입법독재'를 통제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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