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는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였다. 내 정치 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백의종군'을 선택했다. 유 원내대표는 8일 국회법 개정안 위헌 논란으로 촉발된 자신의 거취 문제와 관련, 새누리당 의원총회 결과를 수용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이 다소 혼란스럽고 불편하더라도 누군가는 그 가치에 매달리고 지켜내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비록 유승민 사퇴 파동은 일단락됐지만 여권에는 권력투쟁의 서막이 올랐고, 당청 관계는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일시적으로는 당내, 당청 간 갈등이 봉합되겠지만 '유승민 사퇴'를 두고 전선이 확연히 갈려 내년 총선 공천 등 내연된 갈등의 불씨가 살아날 경우 계파 간 정치생명을 건 대충돌이 불가피하다.
경제'사회 분야에서 중도개혁 성향을 내보이며 '신보수'의 기수로 나선 유 원내대표는 지난 2월 2일 원내대표에 선출된 지 156일 만에,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불신임' 발언 이후 13일 만에 중도하차했다.
여당의 원내대표가 대통령의 공개적인 정치적 불신임으로 중도하차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로 청와대'친박계와 비박계 간 여권 내홍은 일단락됐으나 향후 여권 내 권력지형은 요동칠 전망이다. 후임 원내대표 선출, 20대 총선 공천 등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유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로 큰 상처를 입기도 했지만 정치적으로는 유'무형의 '자산'을 쌓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대통령 및 청와대와 대립각을 형성했던 유 원내대표는 사퇴 과정에서도 당내 최대 실력자인 김무성 대표 및 서청원 최고위원과 달리 소신을 내세우며 차별화된 행보를 보여 존재감이 더 부각됐다.
또 이번 파문을 계기로 자신의 정치철학을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계기를 얻었다. 증세 및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논란을 계기로 유 원내대표는 '안보는 보수'경제는 개혁주의자'로서의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유 원내대표는 차기 당권이나 대권의 유력 주자 반열에 오르는 등 더 '큰 정치'를 하기 위한 기반을 닦았다"고 말했다. 최두성 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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