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호동락-캠핑] 캠핑 동호회의 단체 캠핑

캠핑 요리 경연의 다양한 출품작들.
캠핑 요리 경연의 다양한 출품작들.
정기캠핑의 요리 경연.
정기캠핑의 요리 경연.
정기캠핑의 아이들을 위한 오락 프로그램.
정기캠핑의 아이들을 위한 오락 프로그램.
정기캠핑 참가자들이 운영본부에서 참가기념품과 명찰 등을 받고 있다.
정기캠핑 참가자들이 운영본부에서 참가기념품과 명찰 등을 받고 있다.

캠핑하기 좋은 철이지만 올해에는 추석 전후로 일이 많아서인지 조금씩 당겨지거나 늦추어 캠핑 동호회들의 가을 정기 캠핑이 진행되고 있는 모양이다. 평소 온라인에서나 작은 규모로 종종 만남을 이어왔던 회원들이 넓은 공간에 일제히 모여서 진행하는 친목과 교류의 캠핑 형태이다. 모임의 규모에 따라서는 500팀 정도까지 참여하므로 캠핑 박람회를 방불케 하는 다양한 텐트들과 여러 장비를 직접 보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캠핑의 여러 경향이나 몰랐던 장비들에 대해 견문을 넓힐 수도 있는 유익한 행사다. 보통 일 년 중 봄, 가을에 정기 캠핑 모임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소정의 참가비를 받고 넉넉한 캠핑지를 섭외하여 회원들끼리 오락과 친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상품과 경품도 지급하므로 인기가 많다.

특히 캠핑 입문자는 겨울을 앞두고 난도가 높은 동계 캠핑의 대비라던가 다양한 장비들의 조합과 실제 사용 모습을 직접 보고 많은 경험을 가진 동호인들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습득할 수 있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다. 영업에 목표를 두고 제한된 업체만 참여하는 캠핑용품 페어 같은 박람회와 달리 자작이나 해외 직구 등으로 산 기상천외한 장비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똑같은 장비라도 사용법과 다른 장비와의 조합에 따라 효율을 극대화시키는 비법 등 볼 것들과 배울 것들로 충만하기 때문이다. 사견으로는 캠핑 장비에 관한 한 업체의 영업직원보다 캠핑 고수의 의견이 우선한다고 생각한다.

뭔가 얻어낸다는 타산적인 것 말고도 정기 캠핑이 기본적으로 갖춘 가족 간의 오락, 교류 행사들 자체만으로도 참여하는 즐거움은 충분하다. 지역이나 연령대 등 이미 온라인 모임에서 어느 정도 동질의 성향이 맞추어져 있고 또 대개는 온라인이나 사석에서 친분을 쌓아놓았기 때문에 행사에서 누구와 어울리든 즐거울 것이다. 보통 가족 단위로 참여하는 일반적인 동호회 정기 캠핑은 아이들의 또래가 자연스럽게 모이며 그들끼리 어울려 놀기도 하고 자녀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므로 오히려 부모들의 부담도 줄어든다. 저녁이 되면 삼삼오오 혹은 모두 모여 포트-럭 파티(pot-luck party: 참가자들이 간략한 먹을거리를 지참해 모아서 진행하는 파티) 형태의 만찬을 즐기고 캠프파이어와 오락 행사를 진행하니 어린 시절 수학여행의 즐거웠던 기억도 떠올라 절로 흥이 난다. 아이들이 잠든 후엔 마음 맞는 어른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술 한잔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밤을 잊기도 한다. 보통의 캠핑장이라면 에티켓 타임에 상당히 위축되겠지만 단체 캠핑에선 애초에 만찬장을 취침 사이트와 멀찍이 위치시켜주는 배려로 조금 느슨하게 지킬 수 있다.

단체 캠핑에 앞서 유념해야 할 것들도 있다. 역시 많은 가족이 모이는 만큼 서로 예의를 갖추고 적당한 선에서 주거니 받거니 하는 피드백의 미덕을 보이되 지나치게 과시하거나 이득이 되는 프로그램에만 참여하는 등 밉상스러운 꼴은 피해야 할 것이다. 동호회 회원끼리의 단체 캠핑이기에 오히려 철저히 서로 에티켓을 지켜 불미스러운 일을 피하고, 운영진 주최의 행사에는 최대한 참여하는 것이 예의이다. 혹 시행되는 프로그램에 필요한 준비물이나 조 편성 등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따르고, 단체 캠핑이기 때문에 캠핑장 상황에 맞추어 너무 넓은 사이트 점유는 피해야 한다.

조가 미리 짜여 있거나 아는 회원이 있으면 타프나 주방 등 중복되는 장비는 서로 공유 세팅하여 여유롭게 공간을 확보하는 것을 추천한다. 가족 외의 여러 팀이 모여 식사를 즐기게 되므로 먹을거리는 평소보다 넉넉하게 준비하고, 다른 팀과 메뉴의 중복을 피해 마련하면 좋을 것이다. 아이들을 재우고 어른들끼리 따로 모이는 경우에도-특히 난방을 할 경우-내외 중 한 명은 아이들 텐트에 남아 있거나 수시로 드나들며 위험 요소를 확인해 주어야 한다. 모임에 따라서는 서로의 불용품(장비 교체나 취향의 변화 등으로 잘 사용하지 않게 된 장비들)의 즉석 경매나 교환이 이뤄지기도 하므로 참여 계획이 있다면 물품이나 현금을 미리 준비해 놓는 것도 좋겠다.

필자 개인적으로 '떼캠'이라 불리는 캠핑을 썩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어중간한 몇몇 모임보다야 아예 규모와 주최 구심을 갖는 단체캠핑은 여러 산하 프로그램들과 다양한 교류를 가질 수 있어 흥미롭게 참여하고 있다. 아까 잠시 말한 것과 같이 수학여행이나 단체 MT 때의 아직 잘 몰라 썩 잘 놀지 못했던 아쉬움을 달래 주는, 좀처럼 쉽게 접하기 어려운 흔치 않은 기회이니 말이다. 마치 연례행사로 열리는 소풍이나 운동회처럼 시즌이 되면 슬슬 기대되고 손꼽아 기다려지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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