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릉도 도동성당 손성호 주임신부, '울릉도 사계' 엽서 제작

자생식물 30여 종 매료, 비경 담아 3년간 촬영 5천여 사진 중 엄선해

손성호 도동성당 주임신부는
손성호 도동성당 주임신부는 "울릉도의 자생식물과 풍경을 사진으로 담으며 자연의 위대함 앞에 인간은 늘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고 했다.

"독도가 전 세계 평화의 중심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 8월 한국천주교 사상 처음으로 독도에서 미사를 집전해 화제가 됐던 울릉도 도동성당 손성호 주임신부의 말이다. 손 신부가 이 같은 마음을 담아 울릉도'독도에서 손수 촬영한 사진작품이 '울릉도의 사계'란 이름의 엽서 세트로 제작됐다.

엽서엔 독도 서도, 섬댕강나무, 죽도 해무, 겨울 작살나무, 남양 국수산, 섬바디 겨울나기, 큰두루미꽃, 울릉장구채, 섬말나리, 큰바늘꽃 등을 담았다. 울릉도 자생식물을 포함해, 모두 일반인들이 쉽게 볼 수 없는 것들이다.

손 신부의 사진과의 인연은 식물에 대한 관심이 계기였다. "10여년 전 대구가톨릭대 의대 학생들에게 생명윤리를 강의할 때였어요. 학생들에게 레포트 과제로 읽게 할 책을 찾다 생태운동가 황대권 씨의 '야생초 편지'란 책을 만나게 되면서 식물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죠."

그런 관심은 대구야생화연구회 회원에 가입해 활동할 정도로 커졌다. 2012년 도동성당에 부임한 뒤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30여 종의 자생식물에 매료됐고, 틈이 날 때마다 울릉도'독도의 비경과 희귀한 야생화를 사진에 담았다.

이 엽서에 담긴 사진은 손 신부가 부임 후 3년 동안 촬영해 정리해 둔 5천여 컷의 사진 가운데 엄선한 것들이다.

울릉도 향토기업인 독도문방구(대표 김민정)는 손 신부가 울릉도에서 세 차례 겨울을 나면서 울릉도의 신비스러운 사계절 풍경과 희귀한 식물들을 촬영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손 신부를 설득했고, 손 신부는 재능기부 형식으로 흔쾌히 사진을 제공했다. 독도문방구는 지난 3월 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최하는 '2015년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에 울릉도 최초로 선정됐고 독도를 알리는 각종 홍보물을 제작해 독도 홍보에 앞장서고 있는 문구제작 업체다.

손 신부는 요즘도 매일 1, 2시간 정도 짧은 산행을 하며 울릉도의 자연과 만난다. 그 속에서 인간이 지녀야 할 삶의 지혜를 배우고 있다는 게 손 신부의 설명이다.

"울릉도의 자생식물과 풍경을 사진으로 담으며 자연의 위대함 앞에 인간은 늘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독도와 울릉도가 영유권 분쟁의 장소가 아닌 소중한 생명이 가득한 아끼고 사랑해야 할 우리 땅으로 기억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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