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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때문에…지하수 말라 메론 농사 망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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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청통면 104가구 비대위 구성…골프장 관정 폐공·피해 보상 요구

영천시 청통면 송천리 비닐하우스 농장에서 박준우 씨가 말라죽은 가지에 달려있는 멜론을 들어 보이고 있다. 민병곤 기자
영천시 청통면 송천리 비닐하우스 농장에서 박준우 씨가 말라죽은 가지에 달려있는 멜론을 들어 보이고 있다. 민병곤 기자

2일 영천시 청통면 송천리 박준우(35) 씨의 시설하우스 농장. 굵직한 멜론이 달려있어야 할 멜론 줄기가 누렇게 말라 비틀어져 있었다. 가지에는 작은 멜론 몇 개가 힘겹게 달려 있고, 바닥에는 썩은 멜론들이 뒹굴었다. 박 씨는 올해 전체 시설하우스 12개 동 가운데 6개 동에 멜론을 심었지만 제대로 수확하지 못했다. 나머지 6개 동에 심은 토마토도 거의 수확하지 못하고 뽑아 버렸다고 했다. 농작물에 줄 지하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박 씨는 "인근 골프장에서 지하수를 뽑아 올리는 바람에 농장 관정의 물이 줄어 올해 농사뿐만 아니라 내년 농사까지 망쳤다"고 주장했다.

같은 마을에서 농사를 짓는 김태분(67'여) 씨도 들깨 대신 마늘을 심었다. 지난 3년간 짭짤한 수익을 올렸던 깻잎 농사를 접은 것. 관정에서 물이 줄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수막 재배를 하는 깻잎 농사는 밤에 계속 물을 뿌려줘야 하는데 수압이 낮고 불규칙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없었다"고 푸념했다.

지난 7월 영업을 시작한 영천시 청통면 대중제 골프장 골프존카운티청통 인근 주민들이 지하수 고갈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골프장에서 대량으로 지하수를 뽑아 쓰면서 농사에 쓸 마을 지하수가 말라버렸다는 것이다. 이 마을 주민 중 104가구는 지난 6월 이 골프장을 청통면에 신고한 데 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골프장 지하수 관정 폐쇄와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골프장 측은 10월 14일 지하수 관정 5곳 중 4곳을 폐공했지만, 비대위 측은 남은 지하수 관정 1곳도 폐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달 2일 대책회의를 연 송천리 주민들은 "실제로 피해를 보고 있는 농민들이 피해보상에서 소외돼 있다"고 주장했다. 멜론 농장주 박준우 씨는 "하루 80t의 수량으로는 비닐하우스 농사를 지을 수 없다. 농장 관정의 수압이 떨어져 오랜 시간 물을 주면 가까운 곳의 작물 뿌리는 썩고 먼 곳의 줄기는 물 부족으로 말라 죽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해당 골프장은 "남은 지하수 관정까지 폐공하면 골프장을 운영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 골프장 관계자는 "피해 농가 2곳에 관정을 새로 뚫어줬고, 농작물 피해를 입은 농가 2곳은 이미 보상을 했다. 깻잎과 마늘작목반과도 보상에 합의했다"면서 "멜론 농장은 하루 80t의 물로 농사가 가능하고, 농작물 피해 여부도 검증이 어려워 보상하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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