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댐 곳곳에 설치된 안내판은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낚시객들의 발길을 돌려세우고 있다. 경북 영주시는 수질오염 방지와 안전사고 예방 등을 이유로 영주댐 전역을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했지만, 최근 이 같은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논란의 출발점은 '낚시가 과연 수질을 오염시키는가'라는 질문이다.
호수학 권위자인 김범철 강원대학교 명예교수는 "낚시가 수질에 미치는 영향은 대부분 0.1% 수준이며 1%를 넘는 경우는 드물다"고 밝혔다. 그는 "호수와 저수지의 수질을 악화시키는 주된 원인은 생활하수와 농경지에서 유입되는 비료, 축산분뇨 등 오염원"이라며 "낚시가 수질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환경 분야에서도 녹조 발생의 주요 원인은 생활하수와 농업·축산 분야에서 유입되는 인과 질소 등 영양염류로 알려져 있다. 결국 수질 개선의 핵심은 낚시를 막는 것이 아니라 오염원을 줄이는 데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반면 수자원공사 영주댐지사와 영주시는 수질보전뿐 아니라 급격한 수위 변화에 따른 안전사고 예방, 불법 주정차와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낚시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안전과 환경을 우선해야 한다는 행정의 논리도 충분한 이유는 있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전면 금지보다 관리가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 충주호와 안동호, 임하호 등 전국의 대형 댐에서는 낚시가 허용되고 있으며, 일부 지자체는 전국 규모 낚시대회를 개최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회 기간에는 숙박업소와 음식점, 전통시장, 낚시용품점까지 특수를 누리며 낚시가 하나의 관광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반면 영주댐은 뛰어난 수변 경관과 접근성을 갖추고도 관광 활용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주호 오토캠핑장과 카라반, 둘레길, 자전거길 등 체류형 관광 기반시설은 이미 조성돼 있지만 정작 관광객을 끌어들일 핵심 콘텐츠를 스스로 포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낚시인들은 "일부 몰지각한 이용객 때문에 모든 낚시인을 잠재적 환경오염자로 취급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며 "쓰레기 되가져가기 의무화와 지정구역 운영, 환경감시 강화 등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환경보전과 안전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가치다. 하지만 환경을 지키는 방법이 반드시 전면 금지뿐인지는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전국 대부분의 낚시 허용 지역은 지정구역 운영과 안전관리, 환경감시를 통해 환경과 관광을 함께 살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다행히 영주시도 일부 변화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전면 금지된 구역 가운데 일부를 해제해 낚시터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관리 가능한 범위에서 제한적으로 개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영주댐을 둘러싼 논란의 본질은 낚시 허용 여부만이 아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국가 기반시설이자 지역의 대표 수변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이제는 막연한 인식이나 선입견보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책이 필요하다. '전면 금지'와 '전면 허용'이라는 이분법을 넘어 환경보전과 안전, 관광 활성화가 조화를 이루는 합리적인 관리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영주댐의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그것이 공공자원을 가장 현명하게 활용하는 길이자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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