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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맹의 시와함께] 국수를 먹다-노태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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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를 먹으며

내 입에서 위장으로 쏟아져 내리는

시간의 갈래들을 느끼다.

얼마나 남았을까

나, 죽음과 싸우는 시간의 左派(좌파).

(부분. 『푸른 염소를 부르다』. 만인사. 2008)

좌파란 사전적으로 '사회적 평등 또는 평등주의를 지지하거나 수용하고 사회적 계급과 사회적 불평등에 반대하는 활동 또는 정치적 입장을 말한다.'(위키백과) 그렇다면 '시간의 좌파'는 무슨 의미일까? 시간이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라는 것을 아인슈타인 이전에도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가령 사랑은 시간을 응축시키는 힘이 있어서 많은 예술가들과 철학자들이 그 사랑의 순간들을 묘사하고 기술했다. 그런데 이 말을 뒤집으면, 시간은 상황에 따라 사람들에게 불평등하게 분배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수명은 늘어났지만 그 늘어난 만큼의 시간들은 응축되거나 무의미하게 길게 늘어져 있다. 죽음은 준비도 없이 오거나 지겹도록 기다려도 오지 않기도 한다. 그러므로 시간은 이제 다시 우리 스스로에게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하고 분배해야 한다. 죽음과 맞서 싸우는 시간의 좌파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또 한 해가 가고, 우리의 몸을 통과하는 시간들의 갈래를 느끼며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올해도 나는 시간의 우파처럼, 만들어진 시간 속을 살아온 것만 같다. 새해에는 불평등한 시간의 응축과 탄력 없이 늘어진 시간의 이데올로기와 맞서 싸울 수 있을까? 모두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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