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시장 상인들이 황금원숭이를 시장의 상징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거창 금원산 때문이다. '금원산'(金猿山)을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황금원숭이 산'이다. 말썽을 부리던 원숭이를 한 도사가 '원암'(猿岩)이라는 바위에 가뒀다는 스토리가 전해진다.
영천시 화산면 납샘이 마을 한가운데 샘이 있는데, 밤이면 '납'(원숭이)이 물을 먹으러 마을로 내려왔다고 한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이 '샘을 메워버렸다'해서 '납샘이'라고 전해진다고 한다.
"섬나라 일본은 원숭이 천국이라 하는데, 왜 한반도에는 원숭이가 살지 않을까?" 평상시에도 물음표를 달고 다녔다. 아마도 원숭이가 살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기후인 데다 밀림이나 정글이 없는 탓도 클 것이다. 그래서인지 대한민국에서 원숭이는 동물원에 가야만 볼 수 있는 동물이다. 때마침 새해 벽두 원숭이해를 맞이해 이를 뒷받침하는 뉴스가 떴다. 전국에 원숭이 관련 지명이 단 8곳밖에 되지 않는다고 국토지리정보원(원장 최병남)이 발표했다. 그나마 대구경북 부근에 2곳(거창 금원산, 영천 납샘이 마을)이 있었다. 올해 원숭이 기운을 받으려면 이곳을 찾아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140만여 곳 중 원숭이 지명 단 8곳=12지 동물 가운데 원숭이 관련 지명은 전국에 단 8곳이었다.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은 병신년(丙申年)을 앞두고 전국 지명 140만여 개를 조사해보니 원숭이와 관련된 지명은 8곳이라고 밝혔다. 용과 관련된 지명이 1천261곳, 말 744곳, 호랑이 389곳 등의 순으로 많았으며, 양도 40곳의 지명이 연관돼 있는데 비해 원숭이 지명은 손가락으로 셀 정도였다.
경기도 안성'평택시, 충남 천안시에 걸친 평야 '소사(素砂)들'은 역사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소사들은 임진왜란'정유재란 때 명나라 장수 마귀(馬貴)가 철갑 기병과 함께 원숭이 수백 마리를 이끌고 와서 왜적을 혼란에 빠뜨려 무찌른 장소로 택리지 등에 기록돼 있다. 이 밖에도 원숭이 모양을 닮았다는 경남 남해의 '납산', 경기 화성의 '신술산', 강원 강릉의 '곤신봉' 등도 원숭이 관련 스토리가 전해진다.
◆전국 대표적인 원숭이 지명 '거창 금원산'=거창군은 올해 원숭이해를 맞이해 '금원산'을 홍보 마케팅에 잘 활용하고 있다. 거창시장을 상징하는 상징물도 금원산 전설의 황금 원숭이여서 더 흥미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전국 어디에도 원숭이를 상징으로 하는 시장은 없기 때문에 그 희소성으로 홍보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시장 상인들의 주장이다. 더불어 거창군 위천면과 북상면 일대는 '원숭이가 뛰어놀고, 학이 깃드는 곳'이라고 해서 '원학동'(猿鶴洞)으로 불리기도 한다.
거창시장 상인들이 황금원숭이를 시장의 상징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거창 금원산 때문이다. '금원산'(金猿山'1,353m)을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황금원숭이 산'이다. 거창시장 상인들은 "서유기와 많이 닮은 설화가 금원산에 전해진다"며 "이 때문에 말썽을 부리던 원숭이를 한 도사가 '원암'(猿岩)이라는 바위에 가뒀다는 스토리"라고 설명했다.
거창시장 상인들은 갇혀 있던 말썽꾸러기 원숭이가 도사를 속이고 금원산을 탈출, 먹을거리가 풍부한 거창시장으로 달려온다는 스토리를 입혀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탈출한 원숭이가 거창시장에서 맛있는 먹거리들을 원없이 먹고 좋아했다는 내용. 21세기 이 황금원숭이에게는 '손오홍'이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손오공과 비슷한 '손오홍'이라 부르며, 친근감을 높이자는 전략이 숨어 있다.
◆납이 물 먹으러 내려온 '영천 납샘이 마을'=대구경북에도 유일하게 딱 1곳이 원숭이 관련 공식 지명을 갖고 있다. 바로 '영천 납샘이 마을'이다. 전국 원숭이 관련 지명 8곳 중 지역의 단 1곳이라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올해 들어 각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
원숭이 관련 스토리는 간단하다. 영천시 화산면 납샘이 마을 한가운데 샘이 있는데, 밤이면 '납'(원숭이)이 물을 먹으러 마을로 내려왔다고 한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이 '샘을 메워버렸다'해서 '납샘이'라고 전해진다고 한다.
영천 민병곤 기자 minbg@msnet.co.kr
거창 김도형 기자 kdh02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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