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과 야간에 어린이들을 진료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이 축소 위기에 처했다. 대구의 달빛어린이병원 2곳 중 1곳이 다음 달 1일부터 현판을 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시지열린아동병원은 최근 보건복지부에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취소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대구에는 한영한마음아동병원 1곳만 달빛어린이병원으로 남게 됐다. 지난 2012년 도입된 달빛어린이병원은 소아과 전문의가 1년 내내 상주하며 평일 오후 11~12시, 주말과 휴일에는 각각 오후 5~9시까지 진료한다.
시지열린아동병원은 의료진의 과도한 업무 부담과 개원의들의 반발을 이유로 들었다. 전문의 7명이 돌아가며 2, 3일에 한 번씩 야간 당직을 서는 등 업무 강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또 야간 진료수가가 낮은데다 환자 쏠림으로 소아과 학회 세미나 참석이 중단되고 학회 홈페이지 접속이 차단되는 등 소아과 개원의가 날을 세운 점도 이유로 꼽았다. 이 병원 관계자는 "진료 시간을 평일은 1시간, 주말은 2, 3시간가량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황급히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우선 '순환당직병원' 제도 도입을 검토할 방침이다. 권역별로 야간당직병원 5, 6개를 지정해 순번제로 돌아가며 야간 및 휴일 진료를 하는 방식이다. 현재 오후 9시까지 근무하는 아동병원이나 연합의원이 많은 만큼 이들 병원을 중심으로 당번제를 운영하고, 문을 연 병'의원은 119를 통해 안내하겠다는 계획이다. 대구시 보건건강과 관계자는 "환자가 몰리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여러 연합의원이나 휴일 진료 병원을 중심으로 진료 시간 연장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순환당직병원 제도 시행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동네의원에서 야간 진료를 할 경우 X-선 등 영상촬영이나 임상병리검사가 어려워 정확한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또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와 직원들도 야간 근무를 해야 해 인건비와 업무 부담이 커지고, 주변 약국과도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권우현 대구경북소아과개원의협의회 회장은 "대형 아동병원이나 연합의원들만 순번제에 참여하게 되면 심각한 운영 위기를 겪고 있는 동네의원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순번제의 취지에도 역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대구의 달빛어린이병원 2곳을 이용한 환자 수는 3만4천832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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