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안한 현역들 '안해도 될' 예비후보 등록

물갈이론·여론조사 열세 만회 의지…이종진 권은희 예비후보 등록 마쳐

4'13 총선이 90여 일 남은 가운데 대구 현역 국회의원들이 '현역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서둘러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공천이 임박해서 예비등록을 하던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현역의원들은 각종 행사에서 축사 우선 등의 의전혜택을 받는 등의 프리미엄이 있지만 친박계를 중심으로 한 현역 물갈이론이 난무하고, 일부 의원들은 여론조사에서 경쟁 후보들을 압도하지 못하자 '자존심'보다는 '실리'를 택하고 있다.

대구 정치권 한 관계자는 "현역의원이 예비후보 등록을 빨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물갈이론과 여론조사 열세 등을 만회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진 의원(달성)이 13일 대구 현역의원 최초로 예비후보 등록을 한 데 이어 14일에는 권은희 의원(북갑)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권 의원은 "지난 4년간 오직 국민과 북구 주민을 바라보며 의정 활동을 펼쳤다. 임기 내 시작했던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중단 없는 북구 발전을 위해 더욱더 낮은 자세로 노력하겠다"고 예비후보 등록 각오를 밝혔다.

19대 총선의 경우 새누리당 공천을 앞둔 30~45일 전에 현역의원이 예비후보 등록을 했지만 올해는 그 시기가 앞당겨졌다. 이 같은 예비후보 등록 러시는 본격적인 선거 체제 가동을 위해서다.

현역의원들이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는 이유는 자존심이 상한다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이번 총선 분위기는 이전 총선과 확연히 다르다.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거나, 현역의원이 뒤지는 선거구도 때문이다.

예비후보 등록의 가장 큰 혜택은 선거사무소를 열고, 후보의 대형 현수막을 걸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명함과 홍보물을 돌릴 수 있으며 선거 사무원 선임과 전화 홍보도 가능하다. 대신 현역의원의 프리미엄은 포기해야 한다. 공식 행사 축사가 금지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장 출입을 저지당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예비후보 등록 의사를 밝혔거나 고심 중인 대구 의원들은 김희국(중'남구), 류성걸(동갑), 유승민(동을), 김상훈(서구), 윤재옥(달서을) 의원이다. 이들 지역구는 모두 공천 경선에서 맞붙을 상대 후보의 윤곽이 드러난 곳이다. 몇몇 의원실은 예비후보 등록에 필요한 서류 준비를 이미 끝내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경쟁자만 10명인 대구 중'남구의 김희국 의원 측은 "15일이나 다음 주쯤 예비후보 등록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출마하는 동갑의 류성걸 의원도 조만간 예비후보 등록을 할 예정이다.

이재만 전 동구청장과 경쟁 구도를 형성한 유승민 의원 측은 "여러 가지 상황을 보며 고심하고 있다.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것이 적정한지 고민 중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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