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의 레이스는 매우 접전이다. 동력을 얻었다. 우리는 승리를 향한 길 위에 서 있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민주적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17일(현지시간) 대세론을 이어왔던 경쟁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상대로 전에 없는 강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주 경선(2월 1일)을 보름 앞두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열린 4차 TV토론에서다.
샌더스 의원은 "선거운동이 처음 시작됐을 때 클린턴 전 장관은 나를 50%포인트 이상 앞섰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아이오와주 경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린 토론회에서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경선 첫 2개 주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역전한 여론조사를 청중들에게 상기시키며 강력한 압박에 나선 것이다.
퀴니피액대학이 지난주 발표한 아이오와주 여론조사에서는 샌더스 의원 49%, 클린턴 전 장관이 45%였고, 몬마우스 대학이 내놓은 뉴햄프셔주 조사에서도 샌더스 의원 53%, 클린턴 전 장관 39%로 모두 '샌더스 승리'의 이변이 연출됐다.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샌더스 의원은 경선 최대 쟁점의 하나인 '건강보험 개혁안'의 세부 계획을 토론회 2시간 전 전격 발표하며 클린턴 전 장관의 허를 찔렀다.
'메디케어 포 올'(Medicare-for-all), 즉 '모든 이를 위한 의료보험'이라는 이름의 이 구상은 중산층 개인에게 2.2%, 고용주에게 6.2%의 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보편적 의료보험을 설계하는 안을 담았다.
또 최고 부유층을 대상으로 부동산세를 추가하고 1년에 1천만달러 이상 소득자에게 최고 52%의 세금을 부과하는 등 세법개정안도 공개했다.
자신이 구상 중인 의료보험 개혁안의 재정부담 계획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공허하다는 점을 공격해 온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반격인 셈이다.
이처럼 샌더스 의원이 첫 2개 주의 승리를 공개 주장하고, 건보 개혁 구상을 전격 발표하는 등 전과 다른 행보를 보이자 클린턴 전 장관은 마치 도전자처럼 '샌더스 때리기'에 몰두했다.
그는 샌더스 의원이 "미국총기협회와 총기 로비를 지지하는 투표를 여러 차례 했다"며 "총이 철도인 암트랙과 국립공원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는 법안에 그가 찬성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은 "샌더스 의원이 이른바 '찰스턴 구멍'에 찬성 투표를 했다"고도 몰아세웠다.
토론회 장소인 찰스턴의 흑인교회에서 지난해 6월 벌어진 총기 난사로 9명의 흑인이 숨진 '찰스턴 흑인교회 총기난사 사건'을 떠올리며 샌더스 의원이 총기규제 법안만 반대하지 않았더라도 그러한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고 공세를 펼친 것이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과 샌더스 의원의 전국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과 NBC가 지난 9∼13일 400명의 민주당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클린턴 전 장관의 전국적인 지지율은 59%에 이르러 2위 샌더스 의원의 34%를 압도했다.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의 지지율은 2%였다.
지난달 진행된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클린턴 전 장관은 3%포인트 올라간 반면, 샌더스 의원은 3%포인트 내려갔다. 이에 따라 두 주자의 지지율 격차는 지난달 19%포인트에서 25%포인트로 확대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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