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사들은 캄보디아 사람들의 아픈 몸을 낫게 해주는 천사예요."
캄보디아 바탐방시에 사는 주부 썸낭(34) 씨는 10일 두 자녀의 아픈 머리를 감싸 안은 채 밤잠을 설쳤다. 한 달 전부터 대구가톨릭대 의료진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그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감기와 콧물, 기침을 달고 사는 아이들은 해열제와 항생제, 비타민 영양제 처방을 받고 하루 만에 기력을 회복해 집으로 돌아갔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의료원(의료원장 최경환)은 9일부터 16일까지 7박 8일 동안 캄보디아에서 해외의료봉사 활동을 실시했다.
◆의료 혜택의 불모지, 캄보디아 바탐방
의료진과 학생 42명으로 구성된 대구가톨릭대 해외의료봉사단은 캄보디아 시엠립시에서 약 40㎞ 거리에 위치한 바탐방(Battam bang)의 천주교교구청(치과, 이비인후과)과 돈보스코중'고등학교(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에 무료 진료소를 차렸다. 농사를 주업으로 하는 이곳 사람들의 월평균 소득은 50달러로 한 번에 30~40달러 드는 병원 치료는 엄두도 못 낸다. 고통스럽지만 참고 견디며 살아간다. 그래서 제때 치료 시기를 놓친 심각한 환자들이 수두룩하다. 성인은 결핵과, 당뇨, 고혈압, 관절염, 요통 환자가 대부분이고, 아이들은 충치와 감기, 피부병 등 감염 질환에 늘 노출돼 있다.
의료봉사단을 인솔한 박용욱 신부는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은 이번 해외의료봉사는 일회성 단기 봉사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봉사 모델을 찾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라며 "일반적인 의료봉사뿐만 아니라 바탐방 지역의 기초 역학 조사와 의료지원에 필요한 행정망 구축, 현지 기관과의 협력 체계 수립 같은 다양한 목표들을 함께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대구가톨릭대 의료진, 무료 병원서 총 943명 진료
한국에서 의사들이 왔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이곳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무료 진료소로 몰려들었다. 2년에 단 한 번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보니 진료실은 늘 환자로 넘쳐났다. 낮 기온이 34℃를 넘나드는 찜통더위 속에서도 의료봉사단은 불편한 기색 없이 밀려드는 환자들을 진료했다. 이진배 해외의료봉사단장은 "왕복 항공료를 자비로 부담하는 봉사 활동이었지만 의대생과 간호대생들의 지원 열기는 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치열했다"며 "내과 환자는 고혈압과 당뇨병, 감기 환자가 많았고 외과 환자는 관절염과 요통 환자가 많았으며 특히, 치과 진료로 113명의 충치 환자를 발치할 수 있어 뜻깊은 의료봉사가 됐다"고 기뻐했다. 의료봉사가 마무리되고 마노즈 천주교 바탐방교구청 진료센터장에게 의약품 및 비품, 체중계 등도 기증했으며 현지 주민들과 어린이들에게는 각각 돋보기 안경과 치약'칫솔세트 300개를 전달했다.
지난 8년간 해외에서 8천여 명의 환자를 돌봐 온 대구가톨릭대 의료원의 작지만 의미 있는 해외의료봉사 활동이 민간 외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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