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실세 최경환 의원이 하춘수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서 한 발언수위를 두고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 의원의 발언은 사실상 진박후보 당선 운동이자 현 국회의원 낙선 운동으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 에둘러 말하는 최 의원이 이날 작심한 듯 대구 국회의원들과 유승민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린 의도에 대해 정치권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 의원의 발언을 두고 첫 번째 해석은 박근혜 대통령의 현 대구 의원들에 대한 인식을 대신 전했다는 것이다. 이는 최 의원이 힘(?)을 쓸 수 있는 데는 박 대통령이라는 '뒷배경' 때문이고 또 박 대통령과 사실상 운명공동체라는 외부 인식에 근거한다. 그는 현 정부 들어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경제부총리를 맡으면서 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통할 만큼 박 대통령을 가장 잘 이해하는 위치에 있다. 박근혜정부 성공에 방점을 찍으면서 현 의원들을 비판한 것은 이번 총선을 통해 대구 정치권을 재편하려는 박 대통령의 생각을 대신 밝힌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진박후보들이 지리멸렬할 경우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손상이 가는 것은 물론 최 의원 역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 의원은 향후 대구경북(TK) 정치권의 맹주 노릇을 하겠다는 의지도 공식화했다. 이번 총선에서 진박후보 선발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최 의원은 박 대통령의 지원을 등에 업고 이들을 당선시킨 뒤 TK 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정치권은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진박후보 당선은 최 의원에게도 절체절명의 과제가 됐다.
이번 총선 성적표를 통해 TK 좌장으로 오른 뒤 박 대통령을 대신해 이 지역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다. 실제 최 의원은 이날 발언 말미에 "내가 앞장서겠다"며 대구경북 선거를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최 의원은 또 TK 총선을 성공적으로 치른 뒤 총선 이후에 벌어질 새누리당 새판짜기에서 당 대표직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 이후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친박과 TK 몫으로 출마해 대표에 오른 뒤 내년 대선에서 일정 역할을 맡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그러나 최 의원의 구상이 대구민심에 그대로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최 의원의 발언에 대구 시민들이 동조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반발하는 기류도 만만치 않다. 현모(53'달서구) 씨는 "대통령이 오죽했으면 대구의 국회의원들에게 섭섭함을 표시했겠느냐. 최 부총리의 말에 수긍이 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모(38'수성구) 씨는 "최 전 부총리의 주장대로라면 TK 의원 모두 석고대죄를 해야 한다. 하지만 최 전 부총리의 언행은 자신의 정치적 반대파를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대구 정치권 관계자는 "최 의원이 자신의 발언이 어떤 파장을 불러 일으킬지를 알면서 의도적으로 발언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지역 민심이 최 의원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총선 판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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