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설 연휴가 시작됐다. 올해 설 연휴가 끝나면 대구경북 역사의 새로운 획을 긋는 일대 사건이 벌어진다. 간다, 간다 하던 경북도청이 드디어 이사를 가는 것이다.
1천200여 명의 경북도청 직원들은 설 연휴가 끝나는 12일부터 20일까지 이사 보따리를 싼다. 50년간의 대구 북구 산격동 시대를 접고, 안동'예천 신도청 입주를 시작한다.
도청 이전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1981년 도청 이전 문제가 처음 불거진 이후 무려 35년을 끌었다. 마침내 현실화한 경북신도청 시대는 상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관할 행정구역과 소재지의 일치를 통해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하고, 대구경북의 새로운 발전축으로 한반도 중심의 황금 허리 경제권을 형성하는 대업이 눈앞에 다가왔다.
◆신도청 시대 개막
경북신도청 시대는 경상도 700년 역사의 획기적 사건이다. 1314년 고려 충숙왕 원년 경상도를 개도한 지 702년, 1886년 대한제국 칙령으로 경상북도를 개도한 이래 130년, 1966년 대구 북구 산격동으로 청사를 이사한 지 50년 만에 경북도청의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도청 이전은 2006년 김관용 도지사 취임 이후 본격화했다. 2008년 6월 안동'예천으로 이전 예정지를 결정하고, 8년간의 대역사를 거쳐 35년을 끌어온 도청 이전을 마무리했다.
도청 이전은 단순한 소재지 변경이 아니다. 우리나라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소재지와 관할구역의 불일치 문제를 해결, 도민의 자존감을 높이고 경북의 정체성을 바로잡는 일이다.
지역 발전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기존의 대구, 포항, 구미 중심의 발전축에서 안동권이 새롭게 추가돼 지역 전체의 성장 동력이 훨씬 강해진다. 이른바 삼륜구동에서 사륜구동으로 지역 성장의 바퀴를 하나 더 장착하는 셈이다.
무엇보다 도청이 대구에서 북상하고, 국가의 행정수도가 서울에서 세종시로 남하해 북위 36도 상에서 나란히 만나게 된다. 충남도청이 이전한 내포신도시도 동일 위도상에 위치해 있다.
이는 종전의 남북축 중심에서 탈피해 국토발전의 새로운 동서 성장축을 형성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환동해와 환황해를 잇고, 수도권과 남부경제권을 연결하는 '한반도 황금허리 경제권'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통팔달 신도청
신도청이 들어서는 안동'예천군 일원은 하회마을과 인접해 중앙고속도로와 연결돼 있다. 풍수로 본 신도청 자리는 '정감록'과 '도선비기'에 기록된 십승지(十勝地)의 하나이며, '택리지'에서 뽑은 영남 4대 길지의 한 곳이다. 주산(主山)인 검무산을 뒤로하고,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는 장풍득수(藏風得水)의 대명당이다.
신도청은 또 최근 들어선 공공청사 중 가장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다. 평당 건축비 213만원으로 경북의 문화적 정체성을 반영했고, 친환경적 설계로 신재생에너지 비율 30%를 달성했다. 지난해 10월 신도청을 방문한 탈렙 리파이 UNWTO 사무총장은 한국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곳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앞으로 신도청은 대한민국 교통 중심지로 새롭게 발돋움한다. 도청신도시를 중심으로 광역 교통망이 속속 들어서기 때문이다. 올해 안으로 상주~안동~영덕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개통한다. 상주~영천 민자고속도로, 봉화~울진 국도도 2017년이면 뚫린다. 경주~안동~도담을 잇는 중앙선 전철화 사업도 한창이다. 중부내륙 철도, 포항~영덕 고속도로, 안동~포항 국도 4차로 확장도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이 같은 사업들이 대부분 마무리되는 2020년이면 도내 전역에서 도청신도시까지 1시간 30분대, 수도권에서 1시간대에 진입이 가능해진다.
경북의 최대 약점이었던 동서축 교통망 확충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경북도는 세종시와 도청신도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개설을 위해 충청남'북도와 손을 잡았다. 장기적으로는 충남 보령과 도청신도시, 포항을 연결하는 동서 KTX 건설도 추진한다는 것이 경북도의 방침이다.
◆명품 도청신도시를 향해
신도청의 종착역은 행정'교육'산업이 어우러진 '명품 신도시'다. 경북도는 2027년까지 3조원을 들여 신도청이 자리한 안동 풍천면과 예천 호명면 10.96㎢에 정주인구 10만 명 목표의 신도시를 건설한다. 1단계로 지난해까지 행정타운 조성을 완료했고, 올해부터 2020년까지 주거용지,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2단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 3단계로 2021~2027년 도청신도시를 완성한다.
1단계 행정타운 조성 면적은 4.77㎢로 1천997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했다. 상하수도 시설과 안동 방면 진입도로를 개통했고, 예천 방면 진입도로는 8월 완공 예정이다. 또 신도시에 들어와 사는 사람들과 도청 직원들을 위해 4월까지 1천931가구의 아파트를 준공하고, 1만305호의 공동주택을 공급한다. 아울러 도청 직원 자녀들이 다닐 초'중학교가 3월 개교하고, 고등학교는 2018년 3월 문을 연다.
경북도는 도청이전 이후 신도시의 조기 활성화를 위해 유관기관 이전을 강력하게 추진한다. 대구와 경북에 있는 130개 기관 중 이전 의향을 밝힌 105개 기관의 조기 이전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이전기관과 직원들에게 세제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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