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현철의 별의 별이야기] 영화 '좋아해줘' 배우 최지우

현실 속 배우 최지우(41)는 쾌활하게 웃으며 농담도 자주 건넸다. 과거 '겨울연가' 등의 드라마에서 가련하고 병들어 죽는 역을 주로 맡았던 그 '지우 히메'는 캐릭터였을 뿐이다. '꽃보다 할배' 속에서 푼수 같으면서도 꾸밈없는 모습으로 할아버지 배우들을 챙겼던 모습이 떠오른다. "한번 히메는 쭉 가야 한다"고 바라는 그이지만 예능 속 최지우가 더 정겹다.

그는 "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웃었다. "예능 속 내 모습을 보고 주변에서는 그냥 딱 저라던데요? 꾸준히 연기하면서 토크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내 얘기를 충분히 했기에 '인간 최지우'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봐요. 평소 하던 대로 한 건데 시청자분들은 '최지우에게 이런 모습도 있구나!'라고 새롭게 보셨던 것 같아요. '이전에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도대체 뭐가 다른데?'라는 생각에 사실 의아하죠.(웃음)"

최지우는 '꽃보다 할배'에 이어 '삼시세끼'에서도 배우 이서진과 환상의 호흡을 선보였다. '노처녀'인 최지우이기에 '노총각' 이서진에 대한 호감도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최지우-이서진 케미스트리'가 드라마에서 남녀 연기자의 그것과는 또 달라 두 사람을 응원하게 했기 때문이다. 최지우는 "'어울림이 좋다'는 말은 좋은 칭찬 같다. '없는 정도 쌓이겠다'고 하시더라"면서도 "서진 오빠는 좋은 오빠이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 예능에서도 돋보이게 해준 고마운 오빠"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서진 오빠와는 실생활의 모습만 보고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 연기자로서의 모습이 궁금하다"고 본업에 충실해 한 번 더 만나길 바랐다.

배우 김주혁과는 어땠을까. 지난 17일 개봉한 영화 '좋아해줘'(감독 박현진)에서 두 사람도 환상의 호흡이다. 세 커플이 나오는 옴니버스 형식의 이 로맨스 영화에서 최지우와 김주혁은 관객의 배꼽을 훔쳤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집을 공유하고 서로 '남자(여자)사람친구'로 관계를 맺는 남과 여. 서로를 향한 마음을 모르다가 나중에야 알게 된다. "남자사람친구가 있다는 게 예전부터 부러웠다"는 최지우는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더라"고 웃으며 "친구 사이를 유지하면서 두 사람 모두 같은 감정을 가져야 하는데 어느 한쪽의 감정이 바뀌면 어그러진다"고 했다. 경험에 의한 답변인 듯 코끝을 찡그렸다. 김주혁과도 좋은 동료 사이를 원했다.

노래방 신에서 탬버린을 흔들다가 목에 통과시킨 뒤 감행(?)한 뻣뻣한 댄스가 유독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용을 전공했는데도 박치에 몸치였다. 심하다 싶을 정도다. 최지우는 해명(?)했다. "춤 DNA가 없어요. 그래도 발레, 요가,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서 몸이 유연해요. 유연함과 리듬감은 정말 달라요. 하하하."

여전히 일본 팬들이 촬영 현장을 찾아와 응원해 뿌듯하고 힘이 된다는 최지우. '과거의 영광'에 자연스레 '세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나이 얘기를 꺼내자 최지우는 고개를 돌리고 특유의 콧소리와 함께 손으로 허공을 가르더니 "어우~"라고 했다. 결혼 안 하느냐고 묻자 이번에는 "촌스럽다"고 응수한다. "왜 매번 인터뷰할 때 빠지지 않는 질문이냐"고 샐쭉거린다.

'겨울연가'의 '욘사마' 배용준도 결혼했으니 당연한 물음이 아닐까. "때는 지났지만 조바심은 내지 않아요. 지금도 일단 좋으니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싶어요. 뭐 사람 일은 장담할 수 없으니 바뀔 수도 있긴 하지만 지금을 즐기고 있죠. 오늘 행복하게 보내고 즐겁게 최선을 다해 좋은 작품을 만들다 보면 그게 바로 내가 목표로 하는 지점에 다가가 있을 것 같아요. 내 중심을 잡고 건강한 멘탈로 한 걸음씩 걷는 게 목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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