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단순한 집으로서가 아니라 이젠 멋스러운 고품격 주택의 상징이 됐다.
외국인들까지 주목하는 대상이 되고 있다. K팝 등의 한류 붐 속에서 주택 한류, 이른바 K-Housing도 위치를 잡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경상북도가 '경북형 한옥' 사업을 차근차근 준비해 이달 말 경북도청에서 '경북형 한옥 모델 선포식'을 갖는다. 현대생활에 편리하고 실용적인 '경북형 한옥' 표준 모델을 지역민들에게 공급, 지역민들이 보다 쉽게 한옥을 지을 수 있도록 해 주거 품격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한옥 건축 사업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집에 대한 생각이 변한다
우리나라 주택정책은 지난 수십 년간 양적 공급에 치중해왔고 실제로 연간 40만∼50만 호가 무더기로 공급돼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거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다. 소유에서 거주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
사회 환경의 변화도 집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데 한몫했다. 우선 핵가족화가 빨라지면서 1가구 4인 기준이 1가구 1, 2인으로 세분화됐다. 더욱이 너무 올라버린 집값은 취업 문제 등으로 힘든 젊은 층의 집 소유 의식을 낮췄다. 베이비붐 세대 등 은퇴자들이 가족 분가로 집을 축소하는 경향도 집을 둘러싼 사고를 변화시키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정부의 주택정책 방향도 양적 공급에서 질적 향상으로 방향 전환을 한 상태다. 주택 공급 물량을 줄이고 층간소음 등 주택 건설 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것.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인 뉴스테이에 대해서도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급 확대 정책을 펴고 있고 행복주택 확대, 신혼부부 특화단지'공공 실버주택 공급 등 새로운 주거 모습을 들여오는 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집, 이제 전통을 찾는다
정부 주거 정책이 다양화하는 것처럼 성냥갑 아파트로 대표되는 우리의 주거 문화는 서서히 변하고 있다. 멋스러운 집을 찾는 사람이 조금씩 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한옥의 미적 아름다움과 공간 구성을 추구하고 흙'나무'돌 등의 환경 친화적인 재료를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를 전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의 건축'설계'시공 기술이 뒷받침하고 있다. 주택 200만 호 건설의 경험과 세계 최고층 빌딩(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을 건설할 수 있을 만큼의 기술력에다 첨단 IT 기술력까지 국내 기술진에 있는 만큼 전통의 멋에다 홈오토메이션 시스템, 집 및 주차장 출입 보안 시스템, 웰빙 시스템 등의 접목이 가능해진 것이다.
◆K-Housing, 경북형 한옥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한옥 자산을 갖고 있는 경북도는 새로운 주거와 건축 모델을 전국 시도 중 선도적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목표를 세웠고 몇 년 전부터 '경북형 한옥' 모델 개발을 야심 차게 준비해왔다.
경북도는 '경북형 한옥'을 개발'보급함으로써 경북 주택 문화의 격을 높이고 한옥의 세계화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경북도는 경북형 한옥과 관련, '기존 한옥이 춥고, 불편하고, 비싸다'는 제약 요인을 해결해 누구나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그 폭을 넓히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한옥 설계자, 시공업체, 기술자, 학계 등으로 구성된 '경북형 한옥' 포럼 소위원회를 만들어 실용성 등을 검증했다. 올 초에는 32개 타입의 경북형 한옥 모델을 최종 확정,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실제 집으로서의 효용성 등을 정밀하게 들여다봤다. 경북형 한옥 모델은 경북도가 만든 6타입(ㄱ자 2, ㄷ자 2, ㅁ자 2), 건축사협회가 만든 26타입이 있다.
경북도는 경북형 한옥 모델을 만들면서 ▷입체성(도시의 밀도 또는 농촌 환경을 반영한 입체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 ▷다양성(다양한 주체의 요구를 만족하도록 한옥을 계획 ▷편의성(이용자 중심의 성능 개선을 통해 현대생활에 부족함 없는 한옥 개발) ▷창의성(기존 한옥과는 다른 새로움을 누릴 수 있는 창의적 한옥 개발) ▷전통성(지역의 인문지리적 환경을 고려한 콘텐츠 개발) ▷역사성(역사'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고장의 정체성 내포) 등을 고려했다.
경북도는 우선 6타입을 7월 중 국토부 표준설계도서에 등록할 방침이다.
◆고품격 한옥 마을 만들어낸다
경북도는 경북형 한옥 모델의 확산을 위해 다양한 추진책을 준비했다,
경북형 한옥 보급을 위해 설계와 시공을 지도하고 각종 정보를 안내하는 '경북형 한옥 지원센터'를 만들어 운영한다. 올 하반기부터 문을 열고 경북형 한옥 설계'시공 지도, 정보안내 등을 맡는다.
한옥 건립 마중물을 끌어내기 위해 올해 20억원을 들여 한옥 건립에 대한 현물 지원도 한다. 한옥 한 동당 4천만원 씩 모두 50동에 대해 20억원을 지원할 방침. 한옥마을 내에서 신축이 이뤄지면 농촌주택개량융자금(감정가)도 추가 지원된다.
경북도는 이미 지난해 말 '경상북도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조례'규칙'을 제정, 신축 한옥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한옥 시범마을도 만든다. 부지 21만7천㎡ 정도의 터에 700동가량이 들어오는 한옥 시범마을을 만들어낼 계획. 2027년까지 몇 단계로 나뉘어 추진된다. 이르면 6월 1차 분양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는 '한옥 바람'을 확산시키기 위해 기존 한옥 전수조사에도 나선다. 목조주택(15만5천 동)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지며 향후 한옥 밀집지역 관광자원화사업으로도 연결될 전망이다.
경북도 이재윤 건축디자인과장은 "경북도가 개발한 6개 타입의 한옥은 국토교통부에 표준설계도서로 등록, 도민들의 설계 비용을 크게 절감시킬 예정"이라며 "도민 누구나 쉽고 편하게 한옥을 지어 입주할 수 있도록 한옥지원센터도 구축, 한옥에 대한 모든 정보를 도민들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도는 이달 말 경북형 한옥 선포식 때 우수한 한옥 정책 발굴과 더불어 양질의 목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건축도시공간연구소 및 산림조합중앙회와 양해각서(MOU)도 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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