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생의 타이밍' 앞에 망설이지 마세요…『지금 당신의 차례가 온다면』

세스 고딘 지음/ 신동숙 옮김/ 한국경제신문 펴냄

우리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잘 올라가던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덜커덩하더니 멈춰 버렸다. 졸지에 우리 모두는 고장 난 에스컬레이터에서 발이 묶여 버렸다. 어떤 사람은 한숨을 깊이 내쉬고, 또 어떤 이는 도와달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그럼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2006년 베셀의 광고를 만들면서 활용했던 현대적 우화)

그렇다. 그냥 계단 모양의 에스컬레이터에서 걸어 올라가면 된다. 물론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에스컬레이터보다는 불편하고 힘도 들 것이다. 하지만 고장 난 것이 엘리베이터가 아닌 에스컬레이터인 이상, 내가 가야 할 길을 지체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현실의 우리는 우화 속 에스컬레이터에서 우왕좌왕하고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처럼, 조그만 도전에도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에서 저자 세스 고딘은 '내 인생의 타이밍'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회가 왔을 때, 망설임 없이 시작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저자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구루 중 한 명이며, 마케팅 천재라는 찬사를 받는 글로벌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기업가이기도 하다. 컴퓨터 과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스탠퍼드대학교에서 마케팅 MBA를 획득했다.

누구나 자유를 원한다. 그런데 자유에는 3가지 문제가 있다. 첫 번째 문제는 상황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가 많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이런 상황을 해결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자유의 마지막 문제는,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패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유를 갈망하다가도, 막상 자기 차례가 되면 주저하며 한발 물러나게 된다. 현재와 다른 새로운 장소로 뛰어오르기보다는 지금 있는 곳에 머무르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고 느끼는 탓이다.

저자는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그렇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기도 하다는 것이다. 실패하는 상황, 실패하지 않는 상황 모두를 고려하면서, 또한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제3의 상황이 있음을 인식하라고 주문한다. 모든 게 다 괜찮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오히려 상황이 유동적인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갈등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로 전진하라. 한 걸음씩 나아가며 하나씩 배워가라. 가장 많이 실패하는 자가 승리한다.

특히 저자는 결과가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개인적인 잘잘못으로 여길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일의 성공과 실패에는 너무나 많은 다양한 것들이 영향을 미친다. 일의 성과를 너무 개인적 속성과 연계시키면, 결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움츠러들고 견뎌내기가 너무 힘들어서 일에서 개인적인 애착을 거두게 될 수 있다. 오히려 전문가 같은 자세로 기회에 접근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많은 프로젝트에 온 힘을 쏟을 수 있다. 실패를 감수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하면 실패할 가능성은 되레 줄어든다는 것이다.

아마도 우리는 스스로 인생에 대해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혹시 아무런 '기회'조차 없다고 느끼는가. 저자는 "곳곳에 기회가 널려 있는데, 우리가 갈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라며 반문한다. 시도나 실행은 하지 않고 준비가 안 됐다고 두려워하거나, 한발 물러서며 안주하거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며 불평하는 대다수 사람에게, 바로 지금 눈앞에서 놓쳐버리고 있는 스스로의 타이밍을 만들라고 말한다.

쇠렌 키르케고르는 말했다. "이제야 명확히 알겠다. 가능한 상황은 두 가지다. 누구든 이렇게 하거나 저렇게 할 수 있다. 내 솔직한 의견이자 진심 어린 충고를 전하자면,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후회한다.……용기를 내면 안정된 발판을 잠시 동안 잃는다. 그러나 용기를 내지 않으면 자기 자신을 잃는다."

세스 고딘이 묻는다. "당신의 차례가 온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이제 여러분이 답할 차례다. 204쪽, 1만4천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