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교 90주년' 경북여고, 자율형공립고로 명성 잇는다

전국 최고 여고 명성…2009년 대구 첫 자공고 지정 학교평가·교육과정 최우수 성과

15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여고 대강당에서 열린 90주년 총동창회축제한마당에서 재경 합창단이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15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여고 대강당에서 열린 90주년 총동창회축제한마당에서 재경 합창단이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대한민국 여성 인재의 산실 경북여자고등학교(교장 장순자)가 지난 15일 개교 90주년을 맞았다.

경북여고는 '한강 이남의 최고 여고'가 되기까지 해방과 분단, 전쟁을 겪는 등 험난한 세월을 꿋꿋이 이겨왔다. 굴곡진 세월을 겪으면서도 여성 교육의 끈은 놓지 않은 결과, 대구는 물론 대한민국의 대표 명문 여고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90년간 아름답고도 장엄한 세월의 강을 건너온 경북여고의 지나온 길과 앞으로 재도약할 경북여고의 모습을 살펴봤다.

◆여성 인재 양성의 요람

경북여고의 역사는 대한민국 여성교육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북여고는 1926년 4월 15일 대구 중구 장관동에서 임시 교사로 문을 열었다. '대구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라는 이름으로 개교해 전국 각지에서 1, 2학년 학생들을 동시 선발했고 최종 138명이 편입됐다.

경성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 평양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세 번째로 개교한 공립여고다.

경북여고가 현재의 남산동 교사로 옮겨온 것은 이듬해인 1927년이었다. 그러다 1938년 '경북공립고등여학교'로 개칭됐고 1951년 '경북여자고등학교'로 확정됐다.

'성실, 협조, 순결'이라는 교훈 아래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운 여성상을 가르치는 경북여고.

지난 2월에는 제87회 졸업생이 나와, 지금까지 모두 3만6천2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졸업생들은 전국 곳곳에서 모교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동문은 교육, 정치, 문화'예술, 법조, 언론, 경제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굵직한 역할을 맡으며 후배들을 이끌었다.

특히 고입시험이 폐지되기 전 마지막 기수인 48기의 경우 서울대 20명, 경북대 160명, 의'약대 약 40명 등 전국 최고의 입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재도약하는 경북여고

지난 2009년 최교만 전 경북여고 교장은 전통'명문 여고의 위상을 되살리기 위한 결단을 내렸다.

수성구가 아닌 곳에 위치한 탓에 학력 신장에 어려움을 겪는 경북여고의 위상을 살리고자 대구 최초로 자율형 공립고(이하 자공고)에 응모, 지정되는 성과를 냈다.

자공고가 되면서 경북여고의 열악한 교육환경이 보완됐고 교사와 학생들의 열의도 높아졌다.

학생과 학교의 열의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각종 성과로 나타났다.

경북여고는 일반계고 학력 향상 우수학교(2010~2012년)로 뽑혔고, 2013년에는 대한민국 행복학교박람회 교육부장관 표창까지 받았다.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2014년에는 자공고로 재지정됐고, 2014년 학교평가 최우수학교, 2015년 제13회 전국 100대 교육과정 최우수학교로 선정되는 결실을 거두었다.

경북여고는 후배들을 위한 선배들의 지원도 많다.

현재 경북여고동문장학회(이사장 장경옥)에는 32개의 개인 장학회를 포함해 약 20억원의 기본 재산을 갖추고 있다.

동문장학회는 입학성적우수자 장학금은 물론 외국명문대학 탐방, 생활복 지급, 교사 연구비 지급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재경동창회(회장 송명숙)는 경북여고 선배들을 멘토로 연결해 후배들의 진로'진학을 돕고 있다.

경북여고의 앞으로 비전은 '꿈을 실현하는 학교', 'Best 학교'다.

2020년까지 계속될 자공고 경북여고의 학력을 신장시켜, 명문 공립의 전통을 이어가는 여고로 다시 세울 계획이다.

장순자 교장은 "초창기 선배들이 이곳에서 공부했던 면학 분위기를 되살리겠다"며 "학생, 교사들과 100년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겠다"고 했다.

◆다양한 개교 기념행사

경북여고는 개교 90주년을 기념하고자 재학생, 졸업생이 모두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지난 12일 2학년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린 전통 성년식 '계례'를 시작으로, 지난 12~17일에는 대백프라자에서 가드닝전을 성황리에 마쳤다. 교화인 백합을 이용한 작품을 비롯, 넝굴이끼 나무 등을 이용한 70여 점의 작품을 전시했다.

개교기념일인 15일 오전 경북여고 강당에서는 동문 2천여 명이 함께하는 '동문축제한마당' 행사도 열렸다.

오전 10시부터 난타 등 사전 공연으로 시작해 동문 77명으로 구성된 릴리합창단의 '나물 캐는 소녀', 'I will follow him' 합창 등이 이어졌다.

오후까지 진행된 축제에서는 동문의 정기총회, 장학금 수여식을 비롯해 기악 합주, 독창, 해금 합주 등 다양한 축하 공연이 마련됐다.

홍옥교 경북여고총동창회장은 "경북여고가 전통을 이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졸업생, 재학생 모두 믿음과 사랑으로 학교를 아껴줬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사회에 이바지하는 인재를 배출하도록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