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PC방 폐인'이라는 말까지 듣던 이모(27) 씨는 요즘 PC방 출입을 뚝 끊었다. PC방에 안 가도 여전히 하루에 몇 시간씩 게임을 즐긴다.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으로 갈아탔기 때문이다. 그는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게임을 즐길 수 있는데, 굳이 PC방을 찾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게임 문화의 상징으로 골목마다 서너 곳씩 들어섰던 PC방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전성기 때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5 게임 백서'에 따르면 전국 PC방 수는 2001년 2만3천548곳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0년(1만9천14곳)부터 대폭 하락했다. 가장 최근 통계치인 2014년 PC방 수는 1만3천146곳으로 전성기인 2001년의 55.8% 수준에 그쳤다.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과 와이파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데다 스마트폰의 모바일 게임이 인기를 얻으면서 PC방 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한 PC방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스마트폰만 꺼내면 공짜 와이파이가 있는 커피숍과 패스트푸드점에서도 인터넷을 할 수 있어 PC방을 찾을 이유가 크게 없다"고 했다.
PC방에 기반을 둔 온라인게임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국내 온라인 게임의 매출 총액은 2014년 기준 5조5천425억원으로 스마트폰으로 하는 모바일 게임(2조9천136억원)의 갑절에 육박한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이 빠른 성장을 거듭하는 만큼 이 격차가 내년에는 5조9천261억원(온라인) 대 4조4천28억원(모바일) 수준으로 크게 좁혀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영세 PC방이 문을 닫으면서 전체 숫자는 계속 줄고 있지만 고급 인테리어와 컴퓨터 사양을 앞세운 대규모 PC방은 거꾸로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게임 업체 관계자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IPTV 가입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영화관을 찾는 관객도 늘어난다. 스마트폰을 등에 업은 모바일게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차별화된 영역으로 PC방 게임 시장도 함께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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