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청(구청장 이진훈)은'세계 책의 날'인 23일 오후 3시 범어천 생태공원(대구 중앙고 북편)에서 정호승(66) 시인의 대표시 '수선화에게'가 새겨진 시비 제막식을 열었다. 시비가 건립된 범어천 일대는 정호승 시인이 초등학교 1학년 때 대구로 이사 온 이후 12년 동안 살았던 곳이며, 천변은 정 시인이 고무신을 신고 통학했던 길이기도 하다. 정 시인은 자신의 문학적 고향을 범어천이라고 말하며, 범어천을 배경으로 한 시를 유독 많이 써왔다. 시인이 어린 시절 살았던 집은 현재 범어3동주민센터 부근이다.
이날 제막식에서 정 시인은 "나는 범어천을 잊은 적이 없다"고 소감을 밝히고 "어머니는 범어천 돌다리를 건너 교회엘 다녔고, 범어천 맑은 물에 비친 달을 마음의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와 가계부 여백에 연필로 시를 썼다. 슬레이트 집을 지어 살만큼 가난했지만 어머니는 시에 의지해 고통을 이겨내셨다"고 말했다. 그는 "고단한 삶과 슬픔을 위로하며 쓰는 것이 시라는 것을, 그것이 시의 본질이라는 것을 범어천변에 살던 시절 어머니로부터 체화했다"고 말했다.
한편 수성구청은 범어천에 깃들어 있는 정호승 시인의 삶을 관광 스토리화하기 위해 2009년 환경부 공모사업을 신청, 범어천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고, 일대 산책로에는 정호승 시인 스토리보드를 비롯해 정호승 시인이 고무신을 신고 다니던 일화를 소재로 만든 고무신 조형물 등을 설치했다.
수성구청은 수성못 인근에 소규모 공연이 가능한 무대와 함께 시문학관을 만들어 수성들의 이상화, 범어천의 정호승 등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역사, 문학의 저장고이자 인문학 관광자원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상화 시비가 있는 수성못 시문학거리와 범어천 정호승 시인의 길을 연계, 시문학 로드로 관광벨트화 하고 인접한 김광석 거리와 연결해 대구 대표 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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