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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 시티, 꼴찌서 우승까지 '각본 없는 드라마'…'흙수저'의 반란

창단 132년 만에 EPL 우승컵 차지

레스터시티 스트라이커 제이미 바디(앞줄 오른쪽)가 자신의 집에서 동료들과 함께 우승을 자축하는 모습. 레스터시티 홈페이지 캡처
레스터시티 스트라이커 제이미 바디(앞줄 오른쪽)가 자신의 집에서 동료들과 함께 우승을 자축하는 모습. 레스터시티 홈페이지 캡처

'만년 꼴찌 후보'로 꼽히던 레스터 시티가 창단 132년 만에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리그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레스터 시티'는 영국 중부의 인구 30만의 소도시다. 이곳을 연고로 한 최하위 클럽의 기적 같은 성공 스토리에 전 세계 축구팬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레스터 시티는 현지시각 2일 경기는 없었지만,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릿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경기에서 리그 2위로 우승 후보로 점쳐졌던 토트넘이 첼시와 2대2로 비기면서 올 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EPL은 멘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널, 맨체스터 시티 등 대형 구단의 독무대였다. 하지만 레스터 시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EPL로 이름을 바꾼 1992년 이후 우승컵을 차지한 6번째 팀이 됐다.

소위 '흙수저'로 불리는 레스터 시티는 선수단 전체 연봉은 8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연봉으로 4000억원을 지급하는 '부자 구단' 첼시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낮다.

심지어 지난 7월 이탈리아 출신 클라우디오 라니에리(65) 감독이 레스터 시티 사령탑에 선임되자 '우승과 거리가 먼 감독'을 데려왔다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라니에리 감독은 나폴리, 첼시, 인터밀란 등을 지휘하면서 한 번도 1부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그들은 영국 축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2009년 8부 리그에서 데뷔해 고작 주급 5만원을 받았던 제이미 바디(29) 선수는 폭발적인 스피드러 레스터 시티의 주축이 됐다. 그는 이번 리그에서 22골을 넣어 득점 3위에 올랐다.

또 알제리계 이민자 2세로 빈민가에서 축구를 시작했던 미드필더 라야드 마레즈(25)는 이번 시즌 '마법사'라는 별명까지 얻으면서 영국프로축구선수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에 뽑혔다.

특히 레스터시티가 창단 132년 만에 EPL 우승을 차지하면서 구단주인 '킹파워'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킹파워'는 1989년 문을 연 태국 면세점 브랜드로, 이 회사의 대표인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가 레스터시티 구단주다. 태국을 대표하는 재벌로 구기종목에 취미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는 연간 4천500만명이 찾는 수완나품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가지면서 세계적인 재벌로 자리매김했으며, 2010년 2위 리그 팀이었던 던레스터시티를 인수했다.

레스터 시티는 이번 우승으로 TV 중계권료 수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에 따른 수익, 새 스폰서십 계약, 입장권 수익 등을 합쳐 1억5000만 파운드(약 2500억원)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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