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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욱수 두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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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수동은 욱수천에서 유래한 대구 수성구의 한 지명이다. 맥반석이라고 부르는 장석반암류가 많아 물이 맑고 빛이 날 정도라고 해서 욱수(旭水)라는 이름을 얻었다. 병풍산에서 시작된 욱수천은 욱수'매호'사월동을 지나 남천과 합류하고 금호강으로 이어진다.

욱수동은 불과 20, 30년 전만 해도 대구와 경산 경계 지역의 후미진 곳이었다. 과거 욱수들이 펼쳐진 곳은 현재 아파트단지가 대거 들어서면서 옛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다행히 안산과 병풍산 자락으로 이어지는 욱수골(봉암골) 상류 지역은 아직도 옛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욱수동의 명물은 뭐니 뭐니 해도 망월지 '두꺼비'다. 전국 최대 두꺼비 산란지로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었다. 해마다 5월 중순 비가 오거나 궂은 날이면 부화한 새끼 두꺼비 수십만 마리가 서식지인 욱수골로 이동하는 장관을 연출한다. 올해는 예년보다 열흘 정도 이른 지난 10일부터 두꺼비 이동이 시작됐다.

하지만 욱수골 들머리 망월지 인근의 새터마을에는 현재 학교와 공영주차장, 음식점, 상업시설 등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이 같은 난개발에다 차량과 등산객 통행이 빈번해 두꺼비가 살 수 있는 건강한 욱수골 자연생태계를 지켜내기가 쉽지 않다. 계속된 개발로 주변 환경이 바뀌고 로드킬 등으로 인해 산란한 새끼 두꺼비가 서식지로 돌아가 성체가 될 확률이 2, 3%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환경지표종인 두꺼비는 자연이 우리에게 준 귀중한 선물이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욱수골 두꺼비를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으로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행정기관과 시민단체가 욱수골 두꺼비의 보전을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큰 그림이 아직 없다는 점에서 매우 아쉽다.

대구 시민이 욱수골을 즐겨 찾는 이유는 생활 터전과 가까운 자연 휴식 공간이자 여러 가지 스토리 등 옛 정취를 더듬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를 볼 때 욱수골을 시민 누구나 편하게 오갈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에 앞서 전국에서 몇 안 되는 두꺼비 생태관광지에 초점을 맞추고 주변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욱수골 두꺼비는 대구, 좁게는 수성구의 소중한 자원이어서다. 두꺼비 생태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연구와 관리 대책을 마련한다면 욱수골은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할 만한 자연생태계의 보고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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