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22일 법안 처리의 최종 관문인 법제사법위원장을 야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20대 국회에서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여야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각각 맡아야 한다는 기존 태도를 바꾸면서 20대 원구성 협상 셈법이 더 복잡해졌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야당이다. 제1당이 국회의장을 갖는 게 원칙이고 관례나 국회의 성격상 다른 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와야 하지만 여당이 예결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포기할 수 없다고 하면 국회의장과 관계없이 법사위원장도 야당이 갖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국회에서 제2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간 것을 내세워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 된 새누리당의 몫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박 원내대표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가져가고 예결위원장, 운영위원장, 법사위원장을 더민주가 갖는 게 더 낫다. 예결위원장, 운영위원장, 법사위원장을 주시겠다면 국회의장을 양보할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청와대에서 만나 형성한 협치 분위기가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로 얼어붙은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치를 강조했던 박 대통령이 5'18을 전후로 강경한 입장을 보였고, 새누리당 내에서 국회법 개정 이야기까지 나오자 야당이 법안 처리 마지막 관문인 법사위 의사봉을 잡고 국회 운영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가 국회의장 몫으로 어느 당을 밀어줄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아 앞으로 20대 원구성을 놓고 3당의 눈치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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