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혁명을 꿈꾸는 사람이 있나요? 혁신, 개혁 같은 근사한 말도 많은데 굳이 오해를 불러올 혁명이란 말을 쓸 필요가 있을까요?" "혁명이란 말은 본래 생명의 모습으로 바꾸어 내는 걸 말하는 거야. 가죽에 붙은 불순물을 없애고 진짜 가죽이 되는 거지. 우리도 참모습을 가져야 한다는 뜻인데 진정한 혁명은 정치적 혁명이 아니라 혼의 혁명이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어." "그래도 혁명하면 피를 봐야 할 것 같은 섬뜩함이 있어서, 그래서 춤추며 혁명하라고 하는 건가요?" "그렇지, 총 들고 혁명하는 게 아니라 춤추며 세상을 바꾸자는 거야. 축제하며 생명의 만남으로 젊은이들이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들자는 거지." "너무 나가시네요. 우린 무얼 마실까, 무얼 입을까 생존을 위해 겨우 버둥거리고 사는데."
"무얼 먹을까 걱정하는 사람은 평생 먹고사는 걱정에서 벗어나질 못할 거야. 걱정한다고 걱정이 사라지면 걱정이 없게? 생각을 바꾸어 나 자신부터 바꾸는 게 혁명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까? 모든 게 준비된 상태에서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부족한 상태에서도 '나는 살아 있다'라고 외칠 수 있는 용기 같은 거 말이야."
"암튼 춤추며 혁명하자는 말은 멋있는 말로 들리네요. 부조리한 세상에 굴하지 않고 저항할 수 있는 에너지가 벌써 다 떨어져서 문제지만." "그게 바로 그들이 노리는 거야. 정신없이 살아가면서 찍소리 못하고 바쁘게 움직이도록 만들어서 아무런 저항도 못하도록 하는 거야, 결국 그들이 원하는 성장, 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거지."
"돈을 많이 벌어야 살아갈 수 있다고, 열심히 살라고 하지만 벌써 우리의 미래가 보여요. 끝내 돈도 벌지 못한다는 걸, 노예처럼 살아갈 것 같은 암담한 미래가." "정신없는 놈이 아니면 노예는 아니지. 저항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연대까지 할 수 있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우선 우리를 한없이 초라하게 만드는 소유의 논리에서 벗어나 존재의 놀이를 하자는 자기선언을 하면 좋겠어. 나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살아갈 가치가 있는 몸이라고."
"갑자기 춤추고 싶어지는데 마음껏 춤출 수 있는 곳이 없네요. 밤에 돈 내고 가는 곳 말고요."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 같이 춤출 수 있는 곳을 만드는 게 축제이고 천국이지 않을까. 네루라는 정치가는 '정치란 백성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다'라고 했는데 우린 이렇게 말하자. '혁명이란 이웃의 눈물을 서로 닦아 주는 것이다'라고."
"힘든 세상에서 함께 춤추는 게 바로 혁명이네요. 미친놈 소리 듣지 않고 춤추어야 할 텐데,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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