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高價 수술환자 너무 없어요" 불황 타는 성형외과·피부과

예약 부도율 30∼40% 환자 급감, 가슴 성형·모발 이식 등 크게 줄어

탈모로 고민하던 사업가 A(48) 씨는 최근 어렵게 잡아뒀던 모발 이식 수술 예약을 취소했다. 400만원이 넘는 수술 비용도 부담인 데다 경기 침체로 운영 업체의 매출도 떨어지고 있는 탓이다. A씨는 "머리카락을 심는 비용으로 접대를 하거나 거래처를 한 곳이라도 더 뚫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푸념했다.

경기 침체의 늪이 깊어지면서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 미용 관련 병'의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예약 부도율이 높아지고 환자 수가 격감하는 등 의료시장 자체가 꽁꽁 얼어붙고 있는 탓이다.

대구 의료계에 따르면 올 4, 5월 성형수술이나 모발 이식, 피부미용 시술 등을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수술 예약을 잡은 뒤 취소하는 예약 부도율도 30~40%에 이른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수술이나 시술 비용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가슴 성형이나 지방 흡입 수술 등 500만원 이상의 고가 수술이 크게 줄고, 쌍꺼풀 수술이나 앞트임, 코 성형 등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수술을 선호한다는 것.

피부과도 상황은 비슷하다. 모발 이식 등 고가의 시술이 크게 줄었다. 이 때문에 피부과의원들은 미용 시술보다는 무좀이나 건선, 사마귀, 아토피피부염 등 그동안 소홀했던 피부질환 환자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피부과 원장은 "작년 대비 매출이 30% 줄었는데도 주변에서는 '그 정도면 선방했다'고 얘기할 정도"라면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1주일에 5, 6건씩 하던 모발 이식 수술이 올 들어서는 한 달에 한두 건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피부미용 및 성형 분야의 병'의원들은 대책 마련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부 성형외과의원들은 가정의 달인 5월에 맞춰 노인들이 선호하는 얼굴 처짐이나 주름 개선, 처진 눈 성형수술 등에 대해 수술비의 20%를 할인해주고 있다.

상대적으로 의료 수가가 높은 중국을 오가는 의사들도 있다. 그러나 예전처럼 중국 특수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중국에서 수술을 하면 2천만~3천만원을 번다는 것도 다 옛말"이라며 "현지 병원과 에이전트에 주는 비용을 제하면 남는 게 별로 없고, 중국도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비용에 예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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