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언론들이 신공항의 가덕도 유치를 위해 지역감정을 부추기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이 때문에 신공항 입지 결정이 객관적인 용역 결과가 아니라 지역 갈등을 불러오는 세몰이 대결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산 지역의 한 언론사는 최근 여론조사를 통해 '가덕도와 밀양 중 신공항 부지로 어느 곳이 좋은지'란 질문에 '86.4%가 가덕도로 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신공항 유치에 나선 영남권 5개 시'도 시민이 아닌 부산 시민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로 정확성과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설문에 넣는 등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밀양 후보지가 신공항 입지로 선정되면 김해공항이 폐쇄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라는 식이다. 김해공항 폐쇄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나아가 '김해공항이 폐쇄된다면 서울에 가기 위해 밀양 신공항과 부산역 KTX 중 무엇을 이용할 것인지'라는 질문에 93.3%가 '부산역 KTX'라고 응답하자 "밀양 신공항이 생기면 비행기 이용객 수가 감소할 것"이라는 억지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여론몰이는 부산이 가덕도 유치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데 한계를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문회의에 참석한 한 전문가는 "부산은 부산 측 전문가와 외국 용역기관 관계자가 격렬하게 논쟁을 벌일 정도로 가덕도 후보지의 당위성을 알리는 데 애를 먹었다"면서 "자문회의를 통해 상황이 불리하다 판단이 들자 여론전을 강하게 벌이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강주열 남부권신공항범시도민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언론까지 나서서 지역감정을 부추기면 신공항 입지 선정이 마치 지역 간 갈등처럼 왜곡될 우려가 있다"며 "정부는 부산의 여론몰이에 휘둘리지 말고 공정하게 신공항 입지를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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