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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미술관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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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향.
박지향.

필자는 유년시절 그림을 배우던 중 어느 날 캔버스가 거대한 벽처럼 다가오는 답답함에 방황하기 시작한 적이 있다. 그 무렵 스스로에게 꽤 많은 질문을 하였다. '그림은 왜 존재하는가' '그림 앞에 서면 나는 왜 좋은가?' '그림을 마주하면 내 가슴속에서 어떤 화학작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일까?'라는 망상과 같은 질문들이었다.

긴 시간 작품을 접하면서 깨닫게 된 것은 필자가 '그림'을 계기로 스스로에게 '질문'하기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그림을 외부 대상으로 감상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그림을 마주하고 있는 '나'를 '관찰의 대상'으로 바라보았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내면의 다양한 면모를 깨닫게 되었고 타인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을 체감하였다. 고대 그리스 델포이 신전 담벼락의 '너 자신을 알라'는 문구처럼, 내가 누구인가를 알고자 하는 인간의 보편적 욕망이 그러한 질문들을 쏟아내게 한 것이라는 잠정적 결론에 도달하였다.

역사적으로 인간사회를 유지하고 번영할 수 있게 한 것은 이성적 체계(system)와 감성적 교감(sympathy)의 상호작용이었다. 인간은 자신을 이성적 존재라고 믿고 있음에도 사실 중요한 순간의 결정을 지배하는 것은 감성적 판단인 경우가 많다. 전 지구적으로 펼쳐지는 예술 행사와 수많은 축제 등은 이러한 사회적 화합과 소통의 염원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대사회에서 예술은 인간의 다양성을 인식하는 자극제로서의 역할을 더욱 요구받고 있다.

필자가 미술관에서 작품 안내 때 즐겨 인용하는 문구로 '사랑하면 알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가 있다. 이는 유홍준의 책 에서 언급된 문장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내'가 어떤 대상을 '나만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이를 통해 비로소 대상의 내면을 보기 시작하게 되어 어느 순간 그 '대상'은 '나'에게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각인되는 것이다.

이처럼 '예술'은 이러한 '사랑'을 '시작'하도록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미술관에 걸린 작품을 '나'만의 기억, 경험, 논리들을 바탕으로 '사랑'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림을 제대로 감상한다는 것은 작가의 의도를 전달받는 '수동적' 행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내면에 존재하는 감정을 꺼내 마주하며 새롭게 느껴보는 '능동적' 행위라 말하고 싶다. 따라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그림(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주말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미술관 나들이를 통해 새로운 '나'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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