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체육회 낙하산 인사 논란…"누굴 위해 통합" 불만

"사무처장 밑 2개 본부장에 공무원 OOO가 온다더라"

통합 체육단체로 출발한 경상북도체육회(회장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무리한 조직개편과 인사로 체육회 안팎에서 비난받고 있다.

지난 3월 이전의 엘리트와 생활체육회를 통합한 경북체육회는 '2부 6팀'을 골격으로 조직개편안을 확정했으나 아직 그에 따른 인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체육회가 2월 말 일찌감치 조직개편과 인사를 마무리 지은 것과 비교하면 매우 더딘 행보다.

문제는 경북도가 체육계의 의견 수렴 없이 사무처장 밑에 2개 본부장(서기관급) 체제를 꾸린 데 있다. 지역 체육계에서는 2개 부서를 이끌 부장에 대한 내정설이 퍼져 있다.

2개 부의 한 부서장에는 최근 경북도에서 부단체장을 지낸 인사가 내정됐다. 이 같은 '낙하산 인사'는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전문 체육인에게 체육회 운영을 맡기는 추세에 역행하는 것으로 '체육단체의 기관 예속화'를 가속할 것으로 우려된다. 경북체육회에는 이미 경북도 공무원 출신이 사무처장을 맡고 있어 앞으로 '낙하산 인사'의 대물림이 예상되고 있다.

또 다른 부서장은 엘리트 경북체육회의 직원이 맡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체육회 고위 관계자와 도 비서실의 신임을 받는 이 직원은 부서장으로 승진할 경우 나이와 근무기간, 승진 시기 등에서 선배와 동료를 파격적으로 뛰어넘는다.

이를 위해 경북체육회는 현재 각종 규정 제정과 변경에 골몰하고 있으며 명예퇴직 희망자를 받고 있다. 경북체육회는 12일 규정 제정 등을 위한 이사회를 연다.

이 때문에 경북체육회 직원 상당수는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 지난해 열린 경북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 조직위원회에 1년 이상 파견 갔다 돌아온 한 부장은 한참 후배의 신설 본부장 내정설에 "파견을 가지 말아야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사실상 흡수 통합된 경북도생활체육회 직원들의 불만은 훨씬 더 심하다. 회장과 사무처장 자리를 모두 뺏긴 생활체육회 직원들은 "누가 뭘 위해 체육단체를 통합했는지 모르겠다. 많은 체육인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경북체육회 이재근 사무처장은 "체육회 조직 확대에 따라 경북도에서 직원 파견을 요청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 이사회에서 의견을 들어볼 계획"이라며 "내부 승진 인사도 소문과는 다르다. 외부 관계자들이 포함된 인사위원회를 열어 공정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