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드 숨 막히는 '생명문화의 도시' 성주

참외값 떨어지고, 해외수출 막히고, 기업들은 떠나고…

경북 성주군에 사드 배치가 확정돼 성주 명물인 참외 가격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14일 성주군 성주읍 대황리 참외 비닐하우스 단지에 사드 배치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오른쪽 산 정상 부근에 사드 배치가 확정된 성산포대가 보인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경북 성주군에 사드 배치가 확정돼 성주 명물인 참외 가격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14일 성주군 성주읍 대황리 참외 비닐하우스 단지에 사드 배치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오른쪽 산 정상 부근에 사드 배치가 확정된 성산포대가 보인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성주 배치 확정으로 5만 성주군민 전체가 생존권 위협을 받고 있다. 최근 '고등어 미세먼지 사태'에서 극명하게 확인됐듯이 브랜드 이미지가 생명인 농특산물 특성상 '사드의 고장'으로 낙인찍힌 성주 명물 참외의 가격이 최근 급락, 성주 참외가 회복 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중이다.

북한의 타격 1호가 된 성주는 제1'2일반산업단지를 닦아놓고도 이제 더 들어올 기업이 없을 것이라는 탄식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사드 배치가 결정된 후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때문에 특산물인 참외 먹기가 겁난다' '기형'불임'암 등이 초래된다' '사드 참외, 전자레인지 참외를 누가 사먹겠느냐' 등의 괴담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성주군청 홈페이지에는 성주의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걱정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백효진 씨는 "전자파 덩어리인 사드 참외를 누가 사먹겠느냐"면서 "명품 성주참외의 명성을 잃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고 김효정 씨도 "토질 좋고 공기 좋은 클린 성주가 이제 쑥대밭이 됐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특산물을 어느 누가 구매하려 하겠느냐. 제발 사드 배치를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사드 참외' 소문이 돌면서 참외 가격은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이달 초 10㎏에 4만원 선이던 참외는 3만원 선에 팔리고 있다.

그동안 성주군 참외 농가는 연간 4천억원에 이르는 수익을 올렸다. 그렇지만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참외 판매량이 급감, 올해 목표인 참외 수익 5천억원 달성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성주군은 중국 시장을 겨냥, 지난해 제주도에 참외홍보관을 개관했는가 하면 해외시장개척단을 이끌고 시장 개척에 나서 올해 홍콩, 말레이시아, 중국 등에 200여t의 참외를 수출하기로 했었다.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올 연말엔 중국 산둥성 랴오청시 션현과 자매결연을 앞두고 있었는데 이대로 가면 이 역시 실현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높다.

성주군 한 관계자는 "성주 제1'2일반산업단지에 투자를 약속했던 일부 기업들이 사드 배치가 확정된 후 투자 취소 절차를 묻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참외 농사를 짓는 A(51'성주읍) 씨는 "국방부가 아무리 부인해도 이미 성주 참외는 사드 참외가 됐다. 이제 땅값도 폭락할 것이고 성주 사람들은 모두 빈털터리로 죽을 날만 남았다"고 울먹였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