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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창(醫窓)] 의료인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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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교에서 벌어지는 교권 침해와 관련한 뉴스를 보면 씁쓸한 기분이 든다. 학부모가 수업 중인 교실에 들어가서 학생들 앞에서 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폭행을 했다거나, 학생이 선생님을 폭행했다는 뉴스를 보면 참으로 기가 막힌다. 폭력을 당한 당사자가 육체적'정신적으로 가장 상처를 받았지만 그 장면을 목격한 학생들의 정신적 상처와 침해된 학습권은 누가 책임질 수 있을까.

개인 간의 폭력이 다른 사람의 권리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또 다른 사례가 버스기사에 대한 폭력이다. 버스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내려달라는 데 들어주지 않았다거나 버스를 오래 기다렸다는 등의 황당한 이유로 버스기사를 폭행한다. 많은 사람들을 싣고 달리는 버스기사를 상대로 한 폭력은 버스에 타고 있는 다른 승객들의 생명에 대한 위협이나 다름없다.

병원에서의 폭력, 특히 응급실에서 폭력행위는 더욱 직접적으로 다른 이들의 생명을 위협한다. 지난해 대한의사협회가 전국의 의사들을 대상으로 환자들로부터 폭력이나 위협을 받은 경험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96.5%가 폭력이나 폭언, 협박 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2010년 86.4%, 2013년 95%에 비해 증가한 수치다.

환자나 보호자가 의사를 폭행하거나 폭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폭력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44.2%는 '진료결과에 대한 불만'이라고 답했다. '대기시간에 대한 불만'(14.1%)도 원인으로 꼽혔다. '의료진이나 직원들의 불친절'은 7.4%였고, 진료비 불만(8.9%), 이유 없는 묻지마식 폭행(10.9%) 등도 있었다. 폭력이나 폭언 피해를 입은 의사 대부분은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을 겪는다. 피해를 입은 응답자 중 91.4%가 '스트레스, 무기력, 분노, 두려움 등 심리적으로 불안정해졌다'고 답했고, 결근을 하거나 치료를 받는 등 진료 및 일상생활에 심각한 차질을 빚은 의사도 3.6%나 됐다.

필자도 인턴 시절 응급실에서 폭력적인 상황에 처한 경험이 수차례 있었다. 근무 당시 몸 이곳저곳이 칼에 찔려 응급실로 들어온 환자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보호자로 보이는 건장한 남성이 뛰어 들어와 "환자가 잘못되면 너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환자는 조직폭력배 간의 다툼에서 다쳤고, 보호자라는 남성도 조직폭력배라고 했다. 그런 위협적인 상황은 의사의 심리적 불안을 일으키고, 환자에게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어 치료 결과를 나쁘게 만든다는 걸 왜 모를까.

다행히 올해 의료인 폭행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해 처벌이 강화됐다. 벌금형에 그쳤던 과거보다는 의료인에 대한 폭력이 줄어들길 기대한다. 물론 법으로 해결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화가 난 환자에게는 반드시 화가 나게 된 이유가 있다. 화난 이유를 잘 헤아려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막는 것이 의료인들의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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