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은퇴 없는 노년, 60세 이상 취업자 20대 앞질러

2분기 398만2천명, 전세 역전…자녀 뒤바라지·부채로 삶 팍팍

올해 2분기(4∼6월) 60세 이상 취업자가 20대 취업자보다 많았다. 은퇴한 베이비 부머가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고, 기업들의 신규 채용 축소로 젊은 층 일자리가 줄었기 때문이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60세 이상 취업자는 398만2천 명에 달했지만 20대 취업자는 378만6천 명에 그쳤다. 1분기(1∼3월)엔 60세 이상 취업자(344만4천 명)가 20대(366만1천 명)보다 21만7천 명 적었지만 2분기 들어 전세가 역전됐다. 불과 6년 전인 2010년 2분기를 보면 20대 취업자가 377만6천여 명으로 60세 이상 취업자 290만9천여 명보다 무려 87만 명가량 많았다.

일자리가 늘었다고 해서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그만큼 노인층의 삶이 팍팍해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일자리 대부분이 임금이나 처우에서 불안정한 비정규직인 경우가 많았다.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인구구조의 영향이다. 2분기 60세 이상 인구는 980만9천 명으로 1년 전보다 47만 명이나 증가했지만 반면 20대 인구는 642만1천 명으로 5만2천900명 늘었다. 취업자도 60세 이상은 18만9천 명 늘었고, 20대는 8만9천300명 증가에 그쳤다.

아울러 경기 둔화와 빈약한 복지 탓도 있다. 기업이 신규 채용을 줄인 탓에 그만큼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지난 4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30대 그룹(공기업'금융그룹 제외)을 대상으로 올해 고용계획을 조사했더니 16개 그룹이 지난해보다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인다고 답했다.

반면 60대 이상은 은퇴 후에도 자녀 뒷바라지와 가계 부채 부담 탓에 다시 일자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다만 취업자는 늘었지만 일자리의 질은 좋지 않았다. 대부분 비정규직이나 숙박'도소매업 위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60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는 1년 전보다 14만7천 명(12.3%) 증가했다. 다른 연령대는 오히려 줄거나 비슷했다.

정성미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20대는 비경제활동인구로 있다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노동시장에 나와 도소매'숙박업 등 질 낮은 일자리로 가는 경우가 많다"며 "은퇴한 60세 이상 연령층 역시 노후 자금이 없다 보니 돈벌이를 위해 노동시장으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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