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 대통령 "대통령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

'우병우 의혹' 정면돌파 의지…"비난 피하지 말고 소신 지켜야"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등 최근 북한의 도발 위협과 관련해 안보상황 점검을 위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등 최근 북한의 도발 위협과 관련해 안보상황 점검을 위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겨냥한 언론과 야당의 각종 의혹제기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흔들림 없는 직무수행을 강조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자칫 물러설 경우 집권 후반기 권력누수 상황을 자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자리에서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 가지 말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가기 바란다"고 내각과 참모들에게 당부했다. 강남 부동산 특혜거래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우 수석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이 우 수석을 직접 옹호하고 나선 것은 청와대 핵심 참모를 겨냥한 정치적 공세는 곧 박 대통령 자신을 겨냥한 임기 말 '정권 흔들기'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또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진다"며 잇따른 정치공세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우 수석에 대한 박 대통령의 확고한 신뢰에도 불구하고 우 수석을 둘러싼 논란이 잦아들지 않을 경우 박 대통령이 우 수석의 거취에 대한 정치적 결단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이 매년 여름휴가 직후 개각 또는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단행해 온 점을 고려하면 그 시기는 이달 말이 될 공산이 크다.

이 같은 관측이 나오는 이유는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조차 우 수석을 향해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 수석에 대한 각종 의혹이 쏟아지자 비박계는 물론 친박계까지 우 수석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친박계 중진인 정우택 의원은 21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본인 스스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억울하다고 해도 본인의 결백을 밝히려면 스스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비박계의 공세 수위는 더욱 높다. 정병국 의원은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 입장에서 구설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대통령께 엄청난 부담"이라며 "억울한 점이 있다고 해도 이런 문제제기가 되면 시비를 가리기 전에 스스로 사임해야 한다"고 자진사퇴를 주장했고, 나경원 의원은 "일련의 이런 어지러운 상황이 결국 대통령의 힘을 빠지게 하는 부분에 대해 일신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면서 "우 수석도 본인이 거취를 (정리)해주면 정권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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